최근 삼성전자반도체에서 발생한 백혈병 사망사건을 두고, 노동부가 전국 반도체 제조업체 노동자 건강실태를 일제 조사하기로 하자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 및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이번 노동부 조사에 대해 "삼성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실태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도이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책위가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공정하고 투명한 실태조사 △백혈병으로 산재보상을 신청한 3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승인할 것 △삼성자본은 백혈병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해 노동기본권을 먼저 보장할 것 등이다.
이들은 "국가를 먹여 살리는 산업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영업 비밀에 쌓인 반도체 산업, 게다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초일류 기업 삼성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피해 당사자들에게 남은 것은 무력감과 분노, 그리고 막대한 병원비"라며 "당사자들과 대책위는 오직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동부, 전국 13개 반도체 제조업체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 착수
앞서 노동부는 "최근 반도체를 생산하는 S사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하던 근로자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2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전국 13개 업체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업체 근로자 건강실태 조사'를 실시한다"고 1월 31일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반도체 업체별(원·하청)로 재직경력이 있는 근로자의 연도별, 직종별, 연령별, 성별 구성 현황 △주요 화학물질 취급현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현황 △건강진단 및 작업환경측정 실시현황 △백혈병 발생 현황 등을 파악해, 건강보호대책을 수립하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의 배경이 된 삼성전자반도체에서는 지난 2005년 23세의 나이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를 비롯해, 유해물질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얻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대책위는 삼성전자반도체 기흥공장에서만 최근 7년 동안 최소 5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