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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힘으로 10년 사이 대통령 6번 바꾼 에콰도르"

[기고] 4월 26일, 에콰도르 빅토르 우고 교수 전주 강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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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0여년 사이에 대통령이 여섯 번 바뀌었다고 한다. 에콰도르 민중들은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는 힘이 시민으로부터 나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2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민주국제포럼의 초청으로 에콰도르 공공정책대학 빅토르 우고 히혼(이하 우고) 교수가 4월 26일 전주에 방문해 강연을 했다.

우고 교수는 라틴아메리카의 진보정권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중이 주인이 돼 일궈낸 정치변화와 에콰도르 코레아 정권의 성과와 한계 등을 짚어보았다.

  민주국제포럼에 참석한 빅토르 우고 히혼. [출처: 민주국제포럼]

미국을 등에 업은 정권에 맞선 민중들의 투쟁

그는 먼저 미국의 앞마당으로 고초를 겪어왔던 라틴아메리카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우고 교수는 미군기지의 분포와 지하자원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도표를 제시하며 "미국을 등에 업은 정권에 맞서 민중들의 주권을 지키려는 투쟁이 격렬하게 일어난 지역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문제를 생각할 때 쉽게 넘어가는 것 중에 하나가 물 문제"라며 "미국의 강과 호수는 40%, 지하수는 45%가 오염됐고 과거 사용했던 식수도 30%가 줄어들었다.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초국적자본이 라틴아메리카에 있는 석유와 다른 천연자원을 찾기 위한 개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는 공공의 이익에 충실해야

또 "공공재의 사유화, 노동자 탄압, 은행을 이용한 정책의 실현을 신자유주의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노동의 유연성은 기업가, 자본가들을 위한 유연성이며 노동자들에게는 생존권의 박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수익성을 쫓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콰도르에는 다음 제헌의회가 언제 열릴까?'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라며 "1830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지금 있는 의회가 20번째인데 헌법을 바꾸고 의회를 바꾸는데 두려움이 없고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에콰도르 대통령의 변화. [출처: 위키피디아]

계속해서 현재 집권하고 있는 라파엘 코레아 정권은 의료, 교육기관, 고속도로를 만드는 데 집중했고 코레아 집권 이후 국가 부채는 감소했고 라틴아메리카에서 빈곤율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고 도표를 통해 설명했다.

진보정권의 첫 번째 기준은 사영화됐던 공공재를 다시 돌려놓는 것

진보정권을 규정하는 문제에 대해 그는 "이제 시작한 진보정권과 완벽한 진보정권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며 "진보정권의 첫 번째 기준은 사영화됐던 공공재를 다시 돌려놓는 것이며 정치와 경제를 비롯한 사회 개발의 방법, 기업의 조건과 규칙은 헌법을 통해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정권들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서는 "라틴아메리카의 변혁은 민중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집회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노동자, 농민, 청년이 함께 모여서 거리로 나오면서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이 이기적인 목표에서 그치지 않고 제헌의회, 민중의 권리를 실현하자는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진보정당 운동에 대해서도 전하며 "민중들이 법치국가의 시민으로서 참여하는 방법은 정당이라고 생각했다"며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정당에 이용당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고 라틴아메리카에서 많은 진보정당 운동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연대와 단결을 통해 함께 해야 하는 정당운동은 사람마다 살아온 삶이 다른 만큼 많이 복잡하고 어려웠다고 토로하면서 전략적으로 진보정당 내에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많이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4월 제헌회의 구성을 위한 국민투표의 한 장면.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그해 1월 석유 계약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취임했다. 당시 에콰도르 국민들은 50% 이상의 지지로 코레아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제헌회의 국민투표에서도 8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표했다. [출처: TeleSURtv]

진보정당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결

우고 교수는 에콰도르의 진보정당 운동의 경험을 평가하며 "(진보가 성장하는 데) 진보세력의 단결, 우파와 협상의 기술, 대화의 능력 모두 필요하다"면서도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단결하면 산다"며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분열이 되는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내용적인 것보다는 감정적인 것과 인간적인 분열로 야기되는 경우가 에콰도르에서도 많다. 싸워야 할 대상이 보수세력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대의를 보고 가는 것이 분열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코레아 정권의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코레아 정권은 아마존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개발을 이유로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에콰도르 라파엘 코레아대통령. [출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페이스북]

석유자원전문가이기도 한 우고 교수는 "코레아 대통령이 아마존에서 석유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야스니에서는 기계가 가공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래를 위한 개발이라면 천연자원을 무자비하게 소비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의 지역통합에 기여하는 발전 추구해야

또 "중요한 것은 국가와 사회운동세력, 국민들을 대변하는 시민운동세력과 시장과의 공통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국가는 민주적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지역통합에 기여하는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우고 교수는 4월 26일 전주 강연을 시작으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민주국제포럼 참석후 5월 1일 서울에서 열린 메이데이 집회에도 연대했다.

  광화문광장 세월호 유가족을 방문한 빅토르 우고 히혼. [출처: 민주국제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