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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송전탑에서 동지들을 기다립니다”

[기고] 123주년 노동절을 맞아 송전탑에서 보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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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공장 앞 송전탑 주변 들판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습니다. 엊그제 내린 봄비에는 하얀 벚꽃이 눈꽃처럼 흩날렸습니다. 파란 새싹이 돋는 울긋불긋한 꽃나무들의 모습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철탑아래에서 들려오는 세상의 소식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와는 다르게 참담하고 비참한 뉴스들뿐입니다. 현대차 촉탁직 노동자의 자살과 기아차 비정규분회 동지의 분신은 열흘이 되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재벌과 최대 조직력을 자랑하는 노동조합 한가운데서 발생한 죽음에 세상은 너무나 침묵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00만 노동자들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 줄 것이라 믿는 노동자는 없을 겁니다. "사내하도급법"을 통해, 현대판 노예제를 합법화하려는 새누리당에 맞설 수 있는 단위는 87년 이후 지속적인 투쟁으로 지켜내 온 민주노조일 것입니다. 5월 1일 123주년 노동절을 맞이하여, 위기에 처한 민주노조 운동을 바로 세워 내고 박근혜 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는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경제민주화를 실종시키고 국민대통합이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말뿐, 사내하도급법 등 또 다시 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군비를 축소해서 서민들 살릴 기금을 마련해도 모자랄 판에, 끝도 없이 남북군사대결 분위기만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노동정책을 펼칠 것인지는 지난 4월 초 쌍용차 분향소 천막 침탈만 봐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절차도 무시한 채 해고 노동자의 농성천막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불법적으로 화단을 조성했습니다. 그 뿐입니까. 노동부와 국회는 쌍용차 국정조사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해고자 복직에 대한 그 어떠한 해결책도 내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시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엊그제 금속의 1,400여명의 노동자들이 양재동 현대.기아 자본에 대한 투쟁을 하였습니다. 연이어 현대차 비정규 동지들과 연대하는 분들이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설치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이 우리의 희망 입니다.

송전탑에 오시는 파란 새 조끼를 입은 신규노동조합 동지들! 삼삼오오 단위사업장에서 한걸음에 달려오신 간부 동지들! 저녁 늦게 하루 고된 노동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문화제에 오시는 노동자들의 당당한 모습에서 저 역시 희망의 기운을 얻고 있습니다.

5월 1일 123주년 메이데이! 송전탑 농성 163일차!
이 땅에서 탄압받고 있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동탄압 등 모든 노동자들의 기운을 모아내야 할 때입니다. 4월 30일 쌍용차 결의대회! 그리고 연이어지는 5월 1일 노동절 투쟁은 2013년 노동자 투쟁을 힘차게 여는 대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노동뿐만 아니라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민중들의 요구가 모아지는 투쟁! 종교, 문화, 예술, 학술, 법조, 의료, 학생 등 수많은 양심세력의 힘이 하나로 뭉쳐 박근혜 정부의 거짓된 국민행복시대를 뒤엎는 새 세상을 여는 투쟁을 결의하는 장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