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가족 24명을 잃은 쌍용차 노동자들은 박근혜 정권에 의해 분향소가 박살나고, 60명에 이르는 노동자와 시민들이 경찰서 유치장으로 끌려갔습니다. 경찰은 쌍용차 노동자들을 감옥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며, 희망을 잃고 숨져간 동료들을 기리는 천막과 피켓, 현수막들을 짓밟고 있습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박살난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매일 벌어지는 연행과 폭력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으며, 15만4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기고문실과 같은 송전탑에서 두 명의 노동자가 155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4월 14일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을 매 자살하고, 4월 16일 기아차 광주공장 비정규직 조직부장이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며 시너를 온 몸에 붓고 분신해 지옥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울산공장 40m 송전탑 위에는 대법원에서 정규직이라고 판결받은 동지를 비롯해 두 명의 노동자가 189일 동안 매달려 있으며 현대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월 22일부터 양재동에서 경찰과 용역경비들의 폭력과 탄압을 견디며 정규직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200만 특수고용노동자를 대표해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노동3권 쟁취 투쟁이 2000일이 되어가고 있고, 여성노동자들의 종탑농성도 78일에 이릅니다. 8년 투쟁, 348일 천막농성 코오롱, 콜트콜텍, 골든브릿지, 유성기업 등 수 많은 노동자들이 처절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1995년 건설되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구심이자 우산이 되었던 민주노총은 지금 박근혜 정권과 자본의 폭력 앞에서 찢어진 우산조차 되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노총이 하루빨리 투쟁의 구심이 되어주기를 간절하게 바랐지만 지난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대의원들의 중도 이탈로 투표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희는 오늘(4월 23일) 치러지는 민주노총 선거가 2~3% 정도의 성원 부족으로 대의원대회가 무산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의원 동지들에게 긴급하게 호소 드립니다. 20년이 되어가는 민주노총 역사상 지도부를 선출하지 못하는 대의원대회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의원대회조차 성사시키지 못하는 조직은 박근혜 정권과 자본에게 아무런 위협조차 되지 못하며,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무엇보다 땀 흘려 노동하는 노동자들, 치열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과 체념의 늪으로 몰아넣을 것입니다.
대의원대회는 반드시 성사되어야 하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민영화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 대한 투쟁이 결의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동지들이 현장과 지역에서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대의원대회를 성사시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촛불을 밝혀주실 것을 간절하게 호소드립니다.
2013년 4월 23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날
코오롱 정투위 최일배 위원장, 골든브릿지증권 김호열 지부장, 콜텍지회 이인근 지회장, 유성기업 홍종인 지회장, KEC지회장 김성훈, 한국쓰리엠지회장 박근서, 영남의료원지부장 김진경, DKC지회장 신명균,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