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염지도를 보면 마치 체르노빌 사고 때 벨로루시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 벨로루시는 앞으로도 거의 영원히 일어서지 못할 것 같다. 건강한 어린이가 별로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나라의 장래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일본의 국운이 이 한 번의 핵사고로 완전히 기울 것으로 예측한다. 단 한 번의 핵사고가 이렇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을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출처: 구글 위성 캡쳐] |
전세계 442개 핵발전소 중 6개 폭발
한국 핵사고 확률 27%, 발전소 개수 늘면 확률도 두배
필자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이런 핵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계산해본 적 있다. 전세계에 442개의 핵발전소가 있고, 그중에서 6개가 폭발하였다. 미국의 스리마일 2호기, 소련의 체르노빌 4호기, 그리고 후쿠시마 1,2,3,4호기가 그것이다.
그래서 계산한 핵발전소 1기 당 폭발확률은 1.34%이다. 약 75개의 핵발전소 중 한 개가 폭발한 셈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 23개의 핵발전소가 있으니 수학정석에 나오는 공식으로 계산하면 약 27%의 확률이 나온다. 이것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핵사고가 일어날 확률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개수는 꾸준히 늘어갈 것이고, 2024년이 되면 42개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핵사고의 확률은 현재의 두 배 가까이 될 것이다. 일본의 오염지도에서 고농도로 오염된 지역의 면적이 바로 우리나라 남한 땅 넓이 정도가 되니 우리나라에서 핵사고가 나면 남한 전체가 고농도로 오염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 012년 1월 17일 월성원전 후문에서 양남면 주민들의 '월성1호기 폐쇄 촉구 결의대회' [출처: 경주환경운동연합] |
핵사고의 확률을 높이는 요인을 또하나 꼽으라면 핵발전소의 나이를 꼽을 수 있다. 후쿠시마가 보여주듯이 10개의 원전 중에서 나이순으로 1호기부터 4호기까지 터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확히 30세를 넘긴 것들만 폭발하였다. 이것은 핵발전소가 단순한 기계이며, 다른 기계들처럼 수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년 된 자동차와 새로 뽑은 자동차 중 어느 것이 더 고장이나 사고가 잘 날 것인지 생각해보면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3년 전 수명을 연장한 고리1호기와 올해 수명을 연장할 월성1호기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 번의 핵사고는 영원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탈핵의 대안은 있다
핵발전소의 사고확률은 백만분의 일이라는 말을 정부는 그간 해왔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이며, 사실은 약 75분의 1의 확률로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한 번의 핵사고는 그 나라를 거의 영원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든다. 우리가 선택해야할 길은 이것만으로도 너무나 자명한 것이다.
탈핵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답만 말하자면 “예스”이다. 그 답은 바로 재생가능한 발전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4개 국가가 탈핵을 결정하였는데,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 그들이다.
이 나라들은 핵사고가 난 지 몇 달 만에 모두 탈핵을 결정하였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보다 핵발전소 의존도가 눞은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이 핵사고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은 바로 재생가능에너지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대안에너지란 풍력, 태양광, 바이오메스, 수력발전 등의 발전방식을 말한다. 현재 전세계는 태양광의 경우 1년에 50% 이상씩, 풍력의 경우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서 가장 뒤처지고 있으며 최근 2년 동안 재생가능에너지가 줄어든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대안은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현재 쓰고있는 전기를 모두 태양광으로 생산하려면 국토의 6%가 필요하다. 만일 우리가 국토의 2%만 태양광 판넬로 덮는다면 전기 전체의 약 1/3을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경부 고속도로를 태양광 판넬로 덮자.”
우리나라는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에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다. 거의 매일 흐린 날씨를 보이는 독일 등 유럽보다 태양광이 30%나 더 많다. 그리고 서해바다는 수심이 얕아서 해상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적격이다.
2010년부터 핵발전 보다 태양광 발전 단가 싸져
사양산업 붙들고 “원자력 르네상스”를 외치는 것은 매우 무식한 선택
며칠 전 미국에서 새로 개발된 풍력발전기의 원가가 화력발전 원가보다 싸졌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미국의 저명한 Duke대학 교수들이 태양광 발전과 핵발전의 원가를 비교하는 자료가 나왔는데, 이 자료에 의하면 2010년부터 태양광 발전의 단가가 핵발전 단가보다 싸졌다고 한다.
태양광 발전은 재생가능 발전 중 가장 비싼 방식인데, 핵발전의 단가가 그것보다 더 비싸졌다는 것이다. 태양광은 처음 설비할 때만 돈이 들고 원료비가 들지 않으므로 시간이 갈수록 평균단가는 내려가게 되어있다. 반면에 핵발전은 고준위핵폐기장 건설비용과 사고대비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평균단가가 오르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 영암태양광발전소 [출처: 레네테크] |
이런 이유로 현재 세계는 모두 탈핵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세계의 핵발전소는 그 수가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씩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핵발전 산업은 그동안 전혀 성장하지 않았었고, 앞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 분명하다. 핵발전은 말 그대로 사양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양산업을 붙들고 “원자력르네상스”를 외치는 것은 매우 무식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왜 이런 잘못된 선택을 현정부가 하는 것일까?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고, 차세대를 이끌 산업임이 분명한 이 시점에 핵발전 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정보부족으로 재생가능에너지가 급격히 성장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일까? 그럴 리가 없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 알고있는 세계적 추세를 정부가 모르고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일까?
필자는 이 질문을 하면서 4대강 사업을 떠올린다. 몇몇 대기업과 토건산업체가 대박을 터뜨리는 사업인 4대강 사업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핵발전소 한 개 짓는데 3조 5천억이 든다. 현재 공사중, 혹은 막 공사가 끝난 핵발전소 8개 중 6개를 현대건설이 짓고 있다. 1조 7천억이 드는 경주의 방폐장 공사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짓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 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나 회장을 하는 동안 핵발전소 8개를 수주하였다. 이정도면 핵발전소를 고집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었을까?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이렇다. 핵발전소는 이른바 “핵산업계”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한다.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리고 핵산업계 중 가장 큰 업체들은 바로 건설회사들이다.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여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팔 수 있었던 좋은 제도, 즉,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없애버린 이유, 그리하여 지난 2년 동안 재생가능에너지가 줄어든 유일한 OECD 국가가 된 이유는 바로 이 핵산업계의 이익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이 핵산업계의 이익보다 국민 전체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정권을 성립시키는데 있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국민은 반드시 올바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핵사고의 위협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