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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쌍용차 전 지부장, “MB가 준 기회 놓치지 말라”

[옥중서신]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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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라고 조롱받고 있는 이명박을 전 스승이라 생각합니다. 단결하지 못한 노동자는 국민이 아닌 노예로 전락된다는 것을 명쾌하게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상균 쌍용차 전 지부장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자본과 정권의 연합군은 혁명을 완수하고 있습니다. MB정권 4년 만에 재벌천국 노동지옥이 된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혁명의 전리품을 나누고 성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KEC는 노동탄압을 위한 정리해고를 자행하고 있으며 파업현장을 찾았던 유성기업 노동자 아내들을 범죄자로 만들고도 있습니다. 노숙투쟁 천오백일을 넘긴 재능교육 해고자들은 분노의 기록을 얼마나 더 써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영혼까지 말살시키는 차별을 끝장내고 정규직화 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정몽구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고, 사법부는 판결을 미루고만 있습니다.

계속되는 죽음에도 반성과 사과는커녕 1년 뒤 복직시키기로 한 합의를 지키지 않은 채 이제는 2014년 말까지 6년이나 기다리라 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다 지치면 죽든지 말든지 하라는 짐승의 언어를 부끄럼 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분노만 커질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미안합니다. 하나 둘 늘어 21개가 되어버린 정리해고 별자리를 바라보는 게 전부입니다.

별들은 말합니다. 그만 올라오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노동자답게 살면서 동지들의 바램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몇 번이고 다짐합니다. 아직은 저희들의 간절함이 부족한가 봅니다. 살인을 막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생과사의 벽이 없는 삼천동지와 가족들이 절망만 확인할 일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봄은 오지 말고, 동은 트지 말 것이며 자본을 위한 재판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봄은 기어이 오고 말겠지요. 희망을 가득 싣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에서 시동을 건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에서 승리함으로써 시민군의 자신감도 더욱 커지길 바래 봅니다. 불의와 맞서는 정의가 창이 되고 진심이 칼이 되어 거침없는 대 반격을 해서 반드시 승리하고 그 해 여름 맛있게 먹었던 주먹밥을 안주삼아 텐트촌에서 난장을 벌일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금세 뜨거워집니다. “뚜벅 뚜벅” 희망발걸음 소리를 이곳에서도 들었습니다. 간절함과 진심이 담겨있는 동지들 땀냄새는 춘설을 녹이는 매향보다도 향기로웠습니다.

동지들 고맙습니다. 세상과 단절하고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지들도 희망의 소리를 듣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쌍용차 사태의 공범인 국가와 쌍용자본도 더 이상 진실을 감추지 못할 것입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합니다. 기술유출 범죄사실을 은폐하는 공모를 했고 정리해고 명분을 쌓기 위해 회계를 조작했으며 파업유도 및 민주노총 탈퇴를 공작했습니다.

쌍용이 무슨 기술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애플이 우수한 부품들을 모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었듯이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엔진, 밋션, 타이어, 차체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융합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독일, 일본에다 수천억을 주고 이전 받은 기술을 약탈당한 것입니다.

산업은행(국책은행)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이면서 기술이전으로 둔갑시켜 먹튀를 도운 것이죠. 범죄 집단에게 징벌적 감자도 하지 않아 상하이차는 600억이라는 거금을 여비로 받아가기도 했습니다.

공장이 파산하던, 생산시설이 고철이 되던 100% 담보를 확보하고 있었던 산업은행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쌍용차 정상화에는 애시당초 관심도 없었으며 노동탄압에 혈안이 된 정권의 지침만 수행했던 것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법정관리 기간에도 고금리를 챙겨가는 국책은행의 역할도 보았습니다. 보이는 폭력성보다 더 무서웠던 국가의, 나쁜 국가의 잔혹함에 치를 떨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단전, 단수하면 도장공장이 고철로 변하고 산자, 죽은자 할 것 없이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데도 MB정권은 밀어 붙였습니다. 사측은 당황했고 어떻게 해서라도 공장을 살려야 한다면서 수없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공장을 버릴 수 없었기에 노조는 고장난 비상발전기를 고쳐서 도장공장을 지켜내기도 했었습니다.

살인자의 책임을 져야하는 국가와 쌍용 자본을 시민군의 힘으로 99%의 단결로 단죄해야 합니다.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새벽하늘에 빛나고 있는 정리해고 별자리가 창살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속삭입니다.

이명박이 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라고...

2012. 2. 19
화성옥에서 한상균

  • 옳습니다.

    자본천국, 노동지옥....
    이명박은 스승입니다.
    노동자들의...
    개같은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