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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정규직 하나되는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해야

[칼럼] 노동탄압세력과 손잡은 민노당, 진보정당으로 인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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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 치러진 노동조합의 위원장선거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선거였습니다. 위원장선거에 많은 현장활동가들이 함께했지만, 조합원들의 억눌린 마음을 열지 못하였고 회사의 탄압과 부정은 어느 해보다 심해 어용노조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1994년 마지막 파업 이후에 입사를 한 노동자들은 투쟁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사측은 1994년 이후 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추천인 서명제를 도입하여 노동조합과의 연결을 감시하고 연계를 차단하였습니다. 또한 어용이 되어버린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선전을 하지 않아서 많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의원을 회사의 직책으로 생각하고 본인의 출세와 편안함의 통로로 여기는 대의원들이 늘어나면서 민주노조의 복원은 쉽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현장 활동가들의 고령화, 관성적인 활동도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 여겨집니다.

그나마 선거 이후에 새민연이란 이름으로 선거에 함께했던 민주파 동지들이 평상시 활동을 함께 이어가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조합을 바꾸자고 외쳤습니다. 노동조합의 최대 무기인 교섭권을 자본에게 통째로 위임하여 자본가의 배를 터지게 만드는 노동조합을 우리는 어용노조라고 합니다. 연수원을 지으려고 설계를 맡기며 부정으로 구속된 집행간부와 노동조합을 원하지 않습니다. 수십억의 조합비를 연수원 부지 땅에 쏟아부었고 수백억이 있어야 완공된다는 연수원을 원하지 않습니다. 부정으로 얼룩진 선거에서 자본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노동조합을 우리는 원하지 않습니다. 부정과 부패의 온상! 노동자 탄압 정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노동조합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노동자를 지켜주고 산재를 당하면 도와주는 노동조합을 원하였습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은 천문학적인 재산을 벌어들이면서 현대중공업 현장에는 정규직이 퇴직을 하여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년 연말-연초가 되면 수천 명의 하청노동자를 정리해 왔습니다. 이런 사람이 최고의원으로 있는 1%의 재벌만을 위한 한나라당을 타도하자고 외치는 노동조합을 원하였습니다.하지만 지난 위원장선거에서는 바꾸지 못했습니다.

지난 노동조합 선거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민주노조 건설에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그리고 2011년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타도 한나라당’을 외치며 노동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했습니다. 노동자의 힘으로 한나라당을 응징해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민주노총은 지난 동구청장 보궐선거 때, 13일의 선거기간동안 민주노총위원장이 4번이나 울산동구에 오고 지역본부 전체가 선거에 올인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를 입에 달고 다녔던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울산동구지역의 민주노조를 바로잡기 위한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선거에는 아무도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를 체결하고 ‘비정규법’을 개악하고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전임자임금지급금지,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권 제한을 골자로 하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만든 국민참여당과 합당을 했습니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세력들과 손을 잡은 민주노동당을 어찌 노동자정당-진보정당이라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조합원의 빈 자리는 하청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 확인된 조합원의 수가 1만7000명이 되지 않습니다. 해마다 1000명 정도가 정년퇴직을 하고 있으니 5년 후쯤이면 조합원은 1만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며, 그 빈 자리에는 하청노동자들이 공장 안을 채울 것입니다. 어림잡아 조합원 수의 3~4배나 되는 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어용 노동조합은 하청노동자들의 고용과 권익을 위해 어떤 행보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규직 자리를 끊임없이 하청으로 채우는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소수가 되면서 그동안 피땀으로 쟁취한 고용, 임금, 복지는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으로 현장을 채우고 이들에게서 착취한 임금은 고스란히 자본가의 몫이 됩니다.

투쟁으로 쟁취한 고용과 복지를 지키는 길은 무엇입니까?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은 나이 서른에 현대중공업 사장 자리에 올랐고, 20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주식배당금으로 1,694억1,900만원을 받았습니다. 현대중공업 주식 10.8%의 5년간의 자산가치가 1조1,462억2,600만원이나 상승한 정몽준 의원과는 달리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은 투쟁으로 자신의 고용과 임금과 복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투쟁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노동조합의 성과들은 점차 축소되고 조합원 숫자도 줄어들어 노동조합이 흔들린다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비록 하청이란 회사의 틀에 갇혀 침묵하고 있는 하청노동자들, 이젠 공장에서 다수가 되어버린, 앞으로 절대 다수가 되는 그들과 함께하지 않고서는 어용으로 치장한 현재의 노동조합으로는 회사와 대등할 수 없습니다.

정규직은 재정과 투쟁경험을, 하청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의 댓가를 당당히 요구하고 투쟁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준비해야 합니다. 비정규직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가 하나되는 노동조합운동으로 말라가는 민주노조의 씨앗을 다시 뿌려야합니다.

한해에 1000명이 퇴직을 하고 하청의 노동자 100명 내외로 정규직화해준다고, 말 잘듣는 노동자를 원한다는 자본의 논리에 죽도록 노동자끼리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노동조합은 꿈조차 꾸지 못하는 하청의 동지들. 개인의 경쟁으로 정규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단결된 투쟁으로 정규직을 쟁취합시다. 1987년 현대중공업의 노동자들은 만명 이상의 하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역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노동자들의 힘으로 노동탄압세력을 배척하고 올바른 진보정치 실현을 위한 노동자 정치운동을 만들어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