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5년여 동안 공사 강행 때마다 쇠사슬을 묶고 온몸으로 공사를 막고 있는 것도 너무나도 힘이 부치기도 하건만 아랑곳 하지 않고 강정마을의 평화를 위해 온 몸을 불사르며 붉은발 말똥게와 그 친구들의 평화를 위해 애쓰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지역들이 있습니다. 그 지역들 마다 제 각각이 특색과 역할로 지역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있으며 제주도도 특색과 역할이 분명히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보물창고인 제주가 국가와 세계인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은 미래의 후손들에게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평화의 섬 실현입니다. 평화는 평화가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군기지는 제주도 미래의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국가안보사업이라고 해도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해군기지 건설은 가장 안보의 기틀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가 무너지는 사업임에도 이 모든 상황을 합리화 시키며 기지건설만을 강행하는 해군의 모습을 보며 분노를 넘어서 허탈함까지 갖게 합니다.

그러나 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저의 주위에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장을 소중히 지키고 후손들에게 아름답게 물려주고자 하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군기지 문제는 우리들 세대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뜻보다 도지사의 뜻보다 더 중요한건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 주민들의 뜻임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91일 동안 제주교도소에 구속 수감하는 내내 아들들에게 “네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문제가 아니다. 절대 불의에 타협하지 말고, 네가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라”수십 번을 말하곤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작은 힘이라도 그 힘이 존중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아내고 투쟁하는 저희가 있고 여러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면 됩니다! 이제 우리는 약하지 않습니다. 해냈습니다! 작은 힘 하나하나가 모여서 태산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희망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