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제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이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부정할 수 없을 지경이다. 지난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이후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가 33.9%에서 41.3%로 한 달 사이 7.4%포인트 가량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말이다. 이제 앞으로는 대통령 선거나 지자체 단체장 선거공약으로 ‘월드컵 16강 진출 보장’ 혹은 ‘지역 야구단 리드 1등 약속’ 등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 왼쪽에서부터 두산그룹 광고와 현대차그룹 광고 |
어쨌든 4대강 환경파괴로 두들겨 맞고 반값등록금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명박 정권에게 어쩌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마지막 반전기회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은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성공의 주인공은 겉으로야 김연아 선수라 하지만 우리 모두 그 뒤에 삼성의 이건희와 두산의 박용성, 그리고 대한항공의 조양호가 있다는 것을 다 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에는 대한민국 총자본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총자본에게는 이번이 그 동안 신세진 이명박 정권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을 입증하듯 총자본은 평창 올림픽 유치가 발표된 7월 둘째 주에 일제히 각 일간지에는 각 기업들의 광고를 실었다.
▲ 왼쪽에서 부터 한화그룹 광고와 STX그룹 광고 |
2007년 ‘형제의 난’ 때 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사면된 박용성 회장의 두산그룹.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로 조세포탈과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사면된 이건희 회장. 이들 그룹의 광고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그 뿐인가. 회사 돈 6백 93억 원을 횡령하고 1천 34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백 시간 판견을 받고서도 그 시간을 다 채우기 전에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정몽구 회장. 정 회장의 현대자동차 그룹도 광고를 집행했다.
▲ 삼성그룹의 기업PR 광고의 맨 마지막 엔딩컷 가운데 서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재벌들의 충성과 감사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해준다 |
유치 발표 다음날 공중파 TV를 타고 나오는 삼성그룹의 기업PR 광고의 맨 마지막 엔딩컷 가운데 서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재벌들의 충성과 감사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해준다. 노골적으로. (제휴=금속노동자)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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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금속노동자>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