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반한 사람입니다.
어느 비 오는 날 , 하루 종일 방안에서 딩굴거리며 과자부스러기 나눠 먹으며
긴 얘기 나누고픈 사람입니다.
하루로 되겠습니까, 며칠은 족히 걸릴 테지요.
그녀가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모르겠습니다.
그 지난했던 싸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어떤 사랑을 했었는지,
힘들 땐, 정말 힘들 땐 어떻게 견디었는지.
그녀는 웃으며 얘기할 것 같습니다. 남 일처럼 얘기할 것도 같습니다.
듣는 저만 훌쩍훌쩍 울고 있겠지요.
김진숙, 그녀는 신기록 보유자입니다.
까마득한 크레인 위, 혹독했던 겨울, 그 많았던 비 오는 날을 혼자,
그 공중에 매달려 150일입니다.
평생 자랑스럽게 배를 만들었던 동료들이,
한진의 가족입네, 산업역군입네 치켜 올려지다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잘렸습니다.
먼저 가신 두 분 열사의 꽃 같은 목숨으로 간신히 받아낸 약속,
‘단체협약’이 휴지처럼 내팽개쳐지고,
평생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깃발이 되었습니다.
이제 여름입니다. 춥기도 더럽게 춥더니만 또 얼마나 더울까요?
그 쇳덩이 위에 있을 그녀를 전 사실 끌고 내려오고 싶습니다.
내가 대신 싸워줄테니 이리와 나 좀 안아 달라고 조르고 싶습니다.
당신을 초대합니다
등록금에 , 취업난에 어깨 펴지 못하는 젊은 당신을,
아이 키우고 먹고 사느라 꿈이란 거 잊고 산지 오랜 당신을,
사람 사는 이야기, 음악, 그림을 그리고픈 당신을,
윗사람 눈치 보느라 하고 싶은 이야기 제대로 못 써본 당신을,
와서 그녀를 만나고 얘기 나눠보라고, 궁금한 거 물어보고
얼른 내려오시라 함께 외쳐주자고, 초대합니다.
분명 당신 마음에도 용기와 감동이 물결칠 테니까요.
누구보다도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님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마음이 불편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여기 모두 모여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겠습니다.
저, 사람, 내 친구,
김진숙 님이 더운 여름을 저 철판 위에서 나지 않도록
당신, 입을 떼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김진숙 님의 그 꿈을 우리가 함께 꾸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에서, 전주에서, 순천에서도 이 ‘희망의 버스’가 출발합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또 그렇게 출발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6월 11일 모두 함께 새로운 희망을, 소통하는 세상을, 현실로 만들어 보려합니다.
이 ‘희망의 버스’에 올라주세요. 그녀를 만나러 함께 가요.
절망이 희망이 되게.
희망의 버스
* 각 지역에서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주시고, 참석 인원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메일, 홈페이지, 메일링, 아고라 등등), 함께 타실 분들을 모아주십시오.
* 참여게시판 :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 희망의 버스 - 서울
출발 일시 : 2011년 6월 11일(토) 오후 6시 30분
출발 장소 : 서울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참가비 : 30.000원
입금계좌 : 박래군(농협 351-0199-8560-53)
문의 : 송경동(010-8278-3097)
* 8일까지는 참여 의사를 밝혀주셔야 합니다.
* 참여게시판 : 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 희망의 버스 - 광주
출발 일시: 2011년 6월 11일 오후 2시(시간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출발 장소: 광주 비엔날레 주차장
문의: 010-6418-8468
* 희망의 버스 - 전주
출발 일시 : 2011년 6월 11일 오후 6시 30분
출발 장소 : 전주 공설운동장 정문
참가비 : 학생 - 2만원(대학생포함), 일반 - 3만원
문의 : 평화바람(딸기) 010-2852-5967, peacenomad@hanmail.net
* 희망의 버스 - 순천
출발 일시 : 2011년 6월 11일 오후 8시
출발 장소 : 순천 조은프라자 앞
참가비 : 30,000원
문의 : 박정훈 010-2070-0613
* 희망의 버스 - 수원
출발 일시 : 6월 11일 오후 6시
출발 장소 : 수원 화성박물관 앞
참가비 : 30,000원
문의 : 안병주(010-2699-0817)
* 현재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노나메기 재단(준)> 등과 소금꽃 김진숙을 응원하는 한겨레 신문 광고에 함께 해주셨던 분들, 쌍용자동차와 콜트콜텍 등의 해고노동자들, 촛불시민들, 그리고 다양한 분들이 마음을 모아 희망의 버스에 함께 오릅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그외 다양한 분들이 함께 희망의 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정현 신부님과 평화바람 분들이 12일 오전 아침 밥, 200인분을 마련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기륭전자, 동희오토, GM대우, 홍대청소용역노동자, 쌍용차 정리해고자, 재능교육비정규직 등 힘들게 투쟁하는 자리에 늘 함께 해온 '갈비연대' 분들이 11일 저녁 뒷풀이 음식을 내주시기로 했습니다.
김여진 님과 함께 하는 '날라리 외부세력' 분들과, 쌍용차 정리해고자들과 함께 해주시는 정혜신박사, 박혜경과 레몬트리 공작단 분들도 함께 하시겠답니다. 용산에서 '끝나지 않는 미술전'을 열어주었던 파견미술가 모임 분들과 '촛불방송국'을 운영해 주었던 미디어 활동가들, 그리고 얼마전 인권영화제 개막작 '종로의 기적'을 올렸던 <연분홍 치마> 분들과 정지영, 김미례 감독님도 오시겠답니다. 판화가 이윤엽 님의 판화공방과, 만화가 이동수님의 캐리커쳐, 노순택, 한금선 님 등 사진가 분들 오시겠다고 합니다.
지구행동네트워크 분들과 여성노동자글쓰기 모임 회원분들 함께 하고, 두 차례에 걸쳐 김진숙과 한진 투쟁을 지지하는 신문광고 내주었던 하종강, 박준성 선생 등이 희망의 버스 승차를 권유하고 계십니다. 김세균 선생과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에서 교수님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와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등 다양한 분들이 희망의 버스에 함께 하십니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를 위해 지금도 앞장서 싸우는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 재능교육비정규직, 기륭전자 등 노동자 분들이 함께 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분들의 참여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 버스는 다만 고공농성 150일째인 김진숙씨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만을 위한 버스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버스입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를 촉진하기 위한 간절한 염원의 버스입니다. 모든 정리해고자들과 비정규직들의 절망을 딛고 우리 사회가 조금은 안전하고, 평등하고, 평화로웠으면 하는 희망을 담는 버스입니다. 무엇보다 즐겁고 유쾌한 버스입니다.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연대의 문화를, 그 기쁨과 환희를 나누는 버스입니다. 이 사회는 늘 우리에게 낙담과 무거움을 강요하지만 우리는 그럴수록 더 밝을 것입니다.
부디, 내가 아니라도 하지 마시고, 누구라도 먼저 희망의 버스를 제안해 주십시오. 6월 11일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이들이 저 외로운 시대의 망루 밑으로 함께 달려가는 기쁜 꿈을 꿔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