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전쟁의 길이냐, 민중 승리의 길이냐

[연속기고, MB 3년](2) 기로에 선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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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3년, ‘모든’ 민주주의의 후퇴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이뤄진 한국사회의 변화는 한마디로 ‘형식적, 정치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동시적 후퇴’ 내지 ‘민주주의의 전방위적 후퇴’로 규정할 수 있다.

이명박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기업이 잘돼야 국민이 잘 살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앞으로 들어설 정부가 친기업 정부임을 공공연하게 밝혔으며, 집권하자마자 기업법인세를 감세하고 종부세를 폐지하는 등 기업과 강남 땅 부자 중심의 부유층의 환호를 받아낼 만한 부자 감세정책을 밀어붙였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미국으로 달려가 쇠고기 수입협상을 서둘러 종결지운 것도 미국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미국시장으로 더 많이 진출하려는 내국 대자본의 요구를 수용해 한미FTA의 발효 등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반대세력 주최의 집회․시위를 사실상 금지하고, 집회 시위 위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와 구속에 착수했으며, 미네르바 사건이 보여주다시피 비판적 언술의 표명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 광우병 파동에서 용산참사, 언론장악, 교육 학문 영역 탄압 그리고 쌍용차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가치는 사라지고 민주적 절차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한편으로는 경찰국가적-공안국가적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른바 ‘친서민 중도실용정책’을 내세우면서 몇 가지 곁가지적인 친서민 대책들을 강구했다. 그런데 대다수의 국민들은 2012년까지 예정된 감세규모가 90조원으로 추정되고, 여기다가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배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명박의 ‘친서민’ 정책에 일말의 기대를 걸기도 했다.


민심은 정권을 떠나고, 분노와 불만은 이 땅에 가득하네

하지만, 6.2지방선거와 4.27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한 결과는 민심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떠났음을 공개적으로 입증한다. 민심은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이명박 정부 지지 쪽으로 돌았지만, 경제위기를 넘긴 후 경제성장의 대가가 독점대재벌과 소수 부자층에 집중되고 자신의 삶이 갈수록 악화됨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이명박 정부로부터 급속히 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에 들어와 ‘공정사회론’을 제기했지만, 그의 공정 사회론은 국민을 우롱하는 희화적인 제스처 이상의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860만 명을 넘어선 비정규직과 8.5%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 등 비정규직과 실업의 급증, 2011년에 들어와 가중되는 전-월세대란, 영세 자영업자층 몰락의 가속화, 이명박 정부 하에서 140조원이나 늘어나 지난 해 3분기 기준 770조원에 달할 정도도 급증한 가계부채, 부와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재벌들의 반노동자적 공세의 강화와 이를 비호하는 정부 정책 및 최근의 물가폭등 등은 국민 대다수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집적시키고 있다. 정부 부채가 810조원에 이르러 국가재정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국가재정을 재벌을 뒷받침하고 부자감세와 토건사업에 과다 투자 등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한국은 지난 3년간 모든 방면에서 역주행해 왔다. 진전이 있었다면, 한국이 더욱 더 ‘재벌공화국’으로, 소수 부유층이 더욱 혜택을 누리는 사회로 변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더욱 더 재벌들이 세계시장에서 얼마만큼 선전하는가에 전 국민이 목을 매달아야 하지만, 그렇게 목을 매달수록 다수 국민의 삶이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몰리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이런 사회는 그러나 불안정 노동층과 빈민층 및 실업층으로 변한 다수 대중 위에 (보수 정치세력 및 관료세력과 결합한) 재벌과 그 주위의 소수 부유층이 군림하는 지극히 비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인 사회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남북한 관계는 다시 한국전쟁 발발 이전의 관계로 되돌아갔다. 한반도가 ‘전쟁이냐, 평화냐’의 기로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반평화적 민족분열적 대북강경책이 한반도를 다시 그런 상태에 놓이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민심은 이미 이명박 정부를 떠났으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다수 국민의 분노는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민주주의의 전방위적 후퇴와 민중 삶의 파탄은 2011년 들어와 ‘빵’과 민주주의를 위한 대대적인 민중투쟁이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는 정세를 조성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게는 민중통합적 대응방안을 낼 마음도, 능력도 없다. 민심이반은 보수세력에게도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보수언론조차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명박 대통령을 레임덕의 덫에 걸리도록 만들고 있고, 이명박 측근들의 연속적으로 터지는 비리연루사건 등은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런 현상들이 민중의 분노를 증대시키고 민중분노 폭발의 촉매제가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민중혁명의 시대’를 열고 있는 튀니지, 이집트 혁명 등이 전 세계 노동자-민중 궐기를 고무하고 촉진하는 있는 것이 2011년 이후 세계사의 가장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전쟁으로의 길이냐, 민중승리의 길이냐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는 북한을 압박해 북한체제의 조기붕괴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 점은 남북군사회담이 열기로 한 시점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라는 자가 “북한이 붕괴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공언한 데에서도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아니라 ‘긴장고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비록 천안함 사건을 6.2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꽃놀이패로 활용하려한 시도는 거센 역풍을 맞았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궁지에 몰리고 있었던 MB정권에게는 ‘안보무능론’을 대두시키긴 했지만 ‘탈출구’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빵과 민주주의의 문제로 민중불만이 언제 폭발해 나올지 모르는 2011년의 정세 속에서 이명박 정부가 취할 대응책은 무엇일까?


예상컨대, 그 대응책의 중심축은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중시켜 지난해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사건을 북한이 다시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명박 정부는 분명 북한이 ‘제2의 연평도 사건’을 일으켜 주기를 원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다. 공격에 대한 보복-응징은 충분한 명분을 지니고 있고, 커다란 국민적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정권에게 민중불만의 폭발이 가져올 내정의 위기로부터 일거에 탈출할 수 있는 호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는 한도 내에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준 및 군사적 충돌의 수준을 최대한 높이고 싶어 할 것이다.

2011년의 정세가 크게 보면 빵과 민주주의를 위한 노동자-민중진명 및 진보진영의 노력과, 민중불만의 폭발을 전쟁국면의 조성으로 돌파하려는 MB정권의 싸움으로 점철할 것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빵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반드시 평화를 위한 투쟁과 함께 가야 한다. 이 싸움의 향방은 북한이 어떤 정책을 강구하는 가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남북화해-협력 국면에서 한동안 잊어버렸던 북한 변수, 이 변수가 이젠 남한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우리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사건을 다시 일으킴으로써 남한 민중의 투쟁에 찬물을 끼얹지 말 것을 북한에게 강력하게 촉구해야 할 것이다.

2011년, 이 해는 분명 격동의 해가 될 것이며, 이 해의 싸움의 향상이 내년의 총선, 대선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싸움 속에서 진보진영은 미래를 위한 준비작업에도 착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박근혜와 같은 또 다른 보수세력이 가로채 가는 것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데 정권교체가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이 실질적 민주주의의 후퇴를 동반했던 지난 10년간의 시기로의 단순한 회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긴 위해선 올 해 무엇보다 빵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민중투쟁이 승리하도록 우리 모두가 온 힘을 다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