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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소년 ‘더불어 사는 능력 세계 꼴찌’

[기고] 줄 세우기 강조한 교육의 결과... 더불어 사는 삶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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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국제교육협의회의가 2009년 국제시민의식교육연구(ICCS)를 바탕으로 36개국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36개국 중 35위였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이란 다양한 이웃과 어울려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능력을 의미하는 데 거의 꼴찌에 해당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은 1점 만점에 0.31점을 받았고, 사회역량 지표가 가장 높은 나라는 태국(0.69점)이었다. 인도네시아(0.64), 아일랜드(0.60), 과테말라(0.59), 영국(0.53), 칠레(0.5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청소년, 더불어 사는 능력 낮고 학교와 정부에 대한 불신 높아

이 연구는 ‘관계지향성’, ‘사회적 협력’, ‘갈등관리’ 등 3개 부분에서 국가별 표준화 점수를 산정했다. 이 중 관계 지향성과 사회적 협력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사회와 학내의 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활동한 점수는 0점으로 최하위(36위)를 기록했다. 갈등의 민주적 해결 절차에 관한 능력을 중요시하는 '갈등관리' 영역에서는 덴마크(1점)에 이어 0.94점이란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학교 신뢰지수에 대한 ICCS평균은 75%였는데 한국 학생들은 45%만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이보다 훨씬 낮은 20%에 불과해 전체 평균인 62%의 1/3에 불과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번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한국 학생은 창의적이고 대외활동적인 면에서는 약하고 지필검사 성격의 검사에서만 강하며, 학교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아주 높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그동안 어느 방향으로 매진해왔는지를 나타내주는 분명한 지표로 이에 대해 학생들은 전혀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물질적 가치와 점수 서열에 따른 줄 세우기 교육의 결과

교육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전한 시민으로 서로 도우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영위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학생들은 그동안 학교도 정부도 불신하면서 조화롭게 사는 능력을 박탈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직 물질적 가치와 점수 서열에 의한 줄 세우기만을 강조한 교육의 결과가 드러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나 교육 당국은 반성은 커녕 전국 일제고사, 학교 간 성적공개 등을 통하여 학생들 간에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 간, 지역 간 줄 세우기도 조장하고 있으니 도대체 학생들의 조화로운 삶은 어디에서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인가?

  지난해 7월 14일 전주시 송천초등학교에선 일제고사 미응시학생 23명을 대상으로 대체학습을 진행했다. 사진은 대체학습 2교시, 학생들이 태국 대나무 민속춤을 배우는 모습. 송기수 담당 선생님은 이날 저학년 과정의 민속춤 단계를 업그레이드 시켜 학생들에게 전수시켰다. [출처: 참소리 자료사진]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 필요

우리는 이번 연구결과에서 앞으로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곳이 무엇이고 어디인지를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서로 상생하고 협동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교육으로 큰 흐름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채로 사회로 나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그들은 극심한 갈등과 대립 속에서 피폐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살도록 이끌어 줄 것인지 교육 당국의 깊은 성찰을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