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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신중하게 결정내린’ 현대차 비정규직 총파업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농성 일기①] 11월15일 불법파견투쟁 총파업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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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간의 현대차 비정규직의 울산1공장 점거농성이 막을 내렸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와 찬바람을 막아준 쓰레기봉투, 허기진 배를 달래준 김밥 한 줄과 초코바, 포크레인 중장비에 힘없이 부서지는 공장 창문 가운데로 고개 내밀어 인간방패가 된 농성자들. 2010년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은 온 몸으로 막아낸 기록이었다. 그 가운데 농성장으로 몸을 던진 단 한명의 여성노동자가 있다. 동료의 배식을 담당하던 사내하청노동자이자 금속노조 대의원 김미진씨. 김씨의 농성일기를 통해 기계투성이 공장에 살았던 비정규직의 삶과 투쟁을 들여다본다.[편집자주]

2010년 11월 15일 불법파견 총파업 첫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가며 어렵고 신중하게 결정내린 총파업.
일부 정규직 조합원 등 사측들은 경솔한 짓이라 했지만 어려운 싸움이니만큼 그 어느 누구보다도 우린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전공장 대의원 및 현장위원 반대조 조합원까지 모두다 15일 시트공장으로 집결했다. 날씨가 많이 추웠고, 긴장한 탓인지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

도착. 며칠 전부터 공사허가도 없이 시트공장 벽을 허물어 문을 만들어 놓은 회사측. 정말 무슨 짓이든 다하는 그런 놈들이다 징그러울 정도로 독하다. 불법으로 뚫어놓은 벽에는 문을 닫고, 우리가 공장안으로 못 들어가게 경찰을 동원해서 막고 있었다.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며 조합원들을 밀어내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김상민 선전부장]

15일 새벽 동성기업 조합원과 임원들이 회사에 들어갔으나 먼저 대기하고 있던 용역경비들에 의해 무자비한 폭력으로 머리가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고, 강제로 연행까지 해갔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벽을 뚫어 문을 만든 곳에 경찰 버스를 동원해 우리 조합원을 앞을 가로막고 뒤쪽으로 물품차를 들이는 것이다.

새벽엔 용역업체를 들여 조합원을 폭행하고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연행하기 정신없었단다. 더러운 놈들. 그러고도 인간인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오로지 돈벌이에만 눈이 뒤집힌 회사는 라인 돌리기에만 정신이 없었다.

시트1부 공장 진입에 돌입하자 많은 조합원이 다치고 연행됐다. 최루가스를 무자비로 발사하고 방패와 곤봉을 휘둘렀다. 한 조합원은 어깨 탈골로 수술을 받아야했고, 최루 가스를 맞은 수많은 조합원은 눈을 뜨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 나도 눈이 따가웠다. 오늘 조합원에게 그런 짓을 한 그들이 바로 대한민국 경찰이다.

시트2부를 거쳐 본관집회를 하기 위해 우리는 이동했고, 본관에 모여 집회를 하는 내내 물대포 차는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