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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교육감 취임 100일, 주어진 과제

[기고] 진보세력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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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아 전북교육 체질 개선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교육혁신 의지를 대변하는 자사고 문제는 재판 중이며 보수세력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다. [출처: 전북교육청]

[필자주] 전 도민의 높은 관심과 기대 속에 출범한 김승환 호 출범 100일을 맞이했다. 출범 100일 만에 무슨 성과를 논할 수 있으랴마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비춰보면 그나마 예측 정도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취임100일을 뒤돌아보면서 구체적 수치나 자료를 가지고 논하는 것은 아니고, 그리고 선거에 참여했던 자가 교육감 활동을 평가한다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는 것도 먼저 밝혀 둔다.


2010년 6월 2일, 그 날의 흥분과 감격이 아직 생생한데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날 전국적으로 6명의 진보교육감을 탄생시키며 진보벨트를 형성했다. 진보교육감들은 후보자시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각종 공약들을 발표했고, 취임이후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교육혁신의 과제들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6명의 진보교육감 중 가장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가 뒤 따를 만큼 취임 100일 동안 혁신적인 과제들을 처리해 온 것으로 보여 지는 동시에 그런 평가와 기대가 또 한편 짐이 되고 있는 현실이 100일의 현주소가 아닌가 한다.

많은 언론과 기관 등이 김승환 교육감의 행보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예상 못한 바는 아니나 교육계 안팎의 비판과 견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 주었고 당분간 이러한 갈등과 혼동은 이어지리라 여겨진다.

김 교육감의 당선은 ‘역사적인 일’ 평가,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김승환 교육감의 당선은 전국적인 위치에서나 지역적인 면에서도 ‘역사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전북도내 8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추대에 의한 당선을 이뤄 낸 것이다. 낙후된 전북교육현실과 MB특권, 삽질교육에 대한 심판를 하기 위해 그를 적임자로 내세웠던 것이고 그와 함께 공교육혁신! 사교육비절감!, 교육재정확보! 전북교육균형발전!, 차별 없는 전북교육,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 교육부패해소, 투명한 교육행정, 협력교육, 인권교육 실현 등 교육혁신 6대 정책을 만들어 선거에 임했던 것이다.

  지난 6월 2일 김승환 교육감 당선 순간 모습. 지지자들은 ‘진보의 승리’라며 열띤 지지와 환호를 보냈다. [출처: 참소리 자료사진]

또 한 우리 지역, 전북의 경우 ‘교육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이 그의 등장이다. 그야말로 전북지역의 희망을 만들어 냈다. 87년 6월 항쟁 이후로 전북지역 대부분의 시민사회 단체, 노동 및 농민 등의 단체들이 작은 차이들을 극복하고 모여 역사를 이룬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지역의 정치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아무리 정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교육감이라고 해도 그의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배경과 의미를 인정하지 않고 늘 기회만 되면 훼손시키고 폄하시키려 하는 세력들은 끝까지 존재한다. 비상식과 불공정, 무엇보다도 비교육적으로 유지되던 교육계내의 크고 작은 문제들, 가장 심각한 경쟁교육풍토와 교육양극화 현상의 MB식 교육정책, 이에 맞서는 것도 지난한 투쟁성을 담보해 내야 한다.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나 선거기간 내내 상대쪽 후보들이 제기하던 현장경험이 없다고 하는 것도 교육혁신 저항세력들이 최대무기로 활용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처도 필요하다.

진보세력과 거버넌스 구축 필요, 피로감은 진보교육감 사명감으로 극복해야

그의 특유의 긍정성, 그리고 열정과 의욕들이 모든 현안을 잘 돌파하리라 기대는 하지만 격무가 끊이지 않아 피로감이 누적되지나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당위론과 현장사이에서, 명분과 현실의 차이에서 고민이 쌓여가다 보면 그 누군들 지치지 않을 사람 있겠는가?

  김승환 교육감은 취임 한달만인 지난 8월 9일 남성고와 중앙고의 자사고 지정 고시를 취소했다. 이와 동시에 진보 보수 이념 갈등이 빚어졌다. 이런 끊임없는 마찰은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출처: 참소리]

그러나 과감히 뚫고 나가야 하는 것이 현교육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그것이 교육감도 살고 진보세력도 사는 길이다. 눈치 보기나 시간 끌기에 머뭇거리면 진보교육감은 더 이상 의미도 없고 무색해 질 수 밖에 없다. 진보교육감 출범의 당위성이 현장을 설득해야지 교육현실의 현장이 당위성을 지배해 가는 것은 진보교육감의 정체성을 의심하거나 왜곡시킬 수도 있다고 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진보세력과의 든든한 거버넌스 구축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언론과 기존세력들이 진보진영과 교육감을 집요하게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들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교육감이 진보세력과 선긋기에 동요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혁신을 위한 확고부동한 ‘선잇기’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진보세력을 자신을 지지했던 선거운동원만으로 여겨 관리대상화하려고 한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바탕에서 진보세력도 무한책임을 가지고 힘 실어주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100일 동안 박수 칠 일도 있었지만 몇 가지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릴 일도 있었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혹시라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은 없는지 살피면서 다시금 신발 끈을 조이면서 심호흡을 가다듬길 바란다. 아이들이 신나게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건승하기를 빈다.
덧붙이는 말

완주군 들녘교회 목사인 이세우 님은 현재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