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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을 보는 세 가지 시선; 쥐20, 개20, 공갈20

[기고] 쥐 스무 마리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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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 12일 동안 서울에서 G20이 개최된다. 말 그대로 쥐20, 즉 MB를 닮은 전 세계 20개 국가가 모여 세계 경제를 논하는 자리라고 한다. 이 쥐20에는 아무나 뽑히는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며 경제위기의 책임을 개도국에게 돌리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환경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빈곤국가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켜야 하는 등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세계를 움직이며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모였는데 누가 그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준거지? 쥐20은 경제규모가 참가 여부와 발언력을 뒷받침한다는 측면에서 쥐20은 기업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구성 원리와 같다. 민주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대다수의 남반구 국가와 민중의 입장은 배제되어 있다. 필리핀의 대안세계화운동가 월든 벨로 씨는 말했다. “누가 그들에게 위기를 해결할 권한을 부여했나?” 맞다. 이것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쥐20 반대 투쟁의 전제일 것이다. 아무도 부여하지 않은 권한을 정작 본인들은 ‘모르쇠’하며 자기들끼리의 파티를 앞두고 흥분해 있다. 쥐처럼 뇌가 작아 단순한 까닭일까. 이번에 쥐20의 의장국이 되어 시골 쥐 서울 쥐 할 것 없이 모두 안방으로 초대했다고 자랑하는 MB는 대장 쥐 노릇을 하며 한껏 우쭐대고 있다. 계모임 마냥 한 번씩 돌아가며 맡는 행사인데 말이다.

G20은 GAE20?

한편 G20은 ‘개20’을 뜻하는 말이라는 설도 있다. 10월 1월부터 발효될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은 G20이라는 ‘한정기간’을 빌미로 경호처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ㆍ시위,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억압할 수 있다는 위헌적 발상에 기초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이른바 ‘경호안전구역’에서 관할 경찰서장은 집회와 시위를 제한해야 하며 심지어 군의 지원까지 받을 수도 있다. 서울시내 주요 공간이 경호안전구역으로 설정되면 그곳에서의 집회 금지는 물론 신분증을 내보이고 다녀야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거 지갑이라도 안가지고 나오면 집에도 못 들어가게 생겼다. 권위주의정권 시절 구린내가 풀풀 풍긴다. 그동안 권력의 사냥개로 충실히 복무하던 경찰과 군부대가 다시 한 번 제 역할을 할 때가 온 것이다.

G20이 ‘개20’이라는 증거는 또 있다. G7, G8에서 스무 개 국가까지 확대된 배경에는 미국과 친한 나라를 대폭 참가시킴으로써 유럽과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개모임’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와 인터넷상에는 이미 G20에 대한 홍보로 가득하고 심지어 일선 학교에는 G20관련 포스터, 글쓰기 등 ‘강제동원‘이 내려졌다. 국민들의 판단을 가로막고 일방적인 자화자찬 프로파간다만 가득하다. G20의 목적에 맞도록 국민들 또한 충실한 ’개‘로 만들 속셈인가. 이것이 국민의 개화(化)인가보다.

그러면서 나라에서는 별걸 다 간섭한다. 서울시는 ’세수나 면도를 하지 않거나 머리를 감지 않고 택시를 운행하면 기사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개도 웃을 발상을 서슴지 않는다. 청결한 가카의 발상답다. 장학사가 온다며 대청소를 하는 촌스러운 교실의 풍경마냥 말이다. 이거 헷갈린다. 개보다 못한 것인지 개보다 더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개 같은 것‘인지!

공갈은 그만!

공갈[恐喝] [명사] 1 공포를 느끼도록 윽박지르며 을러댐. 2 ‘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 3 재산상의 불법적인 이익을 얻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협박하는 일.

뜻이 많기도 하다. 그런데 하나하나 살펴보면 G20이 공갈20의 약자가 아닌지 의심된다.

첫째, G20을 빌미삼아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 위헌적 단속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보행환경을 개선하겠다면서 노점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노숙인을 거리에서 치워야할 물건처럼 취급하고 있다. 귀한 손님 오셨으니 천한 것들은 안 보이는 곳에 찌그러져 있으라는 마음씨 고약한 주인 대감을 보는 것 같다. 이것이 공포를 느끼도록 윽박지르는 것이 아닌가.

둘째, G20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대부분 거짓말에 불과했다. G20은 경제위기를 해결하겠다고 모였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문제, 금융자본의 권력문제,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사회적 위기의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결국 G20이 목표로 하는 것은 현 체제의 원만한 관리와 패권유지이다. G20은 근본적인 개혁을 회피하고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G20이 지난 네 차례의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국제금융기구를 확대ㆍ강화한다는 것이다. IMF와 세계은행을 통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세계경제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G20은 WTO를 통한 자유무역의 확대도 매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IMF, 세계은행, WTO는 전 세계에 폭력적으로 신자유주의를 퍼뜨리고 불평등을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들이 바로 이번 경제위기를 발생시킨 주범이다. 이러한 기구에게 면죄부를 주고 더욱 큰 역할을 맡긴다는 점에서 그들이 이야기한 ‘경제위기 해결’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셋째, 이들의 패권과 경제적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개도국을 협박하고 으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내에서도 반대 논리는 물리적, 반인권적으로 탄압한다. 민주사회의 당연한 권리인 집회·시위를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을 통해 전면으로 막겠다는 것은 집회·시위를 테러와 같이 인식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국격을 말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운 짓은 골라서 한다. 2010년 6월 25-27일 캐나다에서 G8과 G20이 개최되었을 때 캐나다 정부는 행사 비용으로 12억 달러(약 1조 4398억 원)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했다. 그 중 90%가 경호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캐나다 정부는 회의장 주변 3.5km를 3m 높이의 콘크리트와 철제담장으로 둘러쌌다. 11월 서울에서는 어떤 모습의 명박산성이 등장해 다시 한번 ‘공갈’을 할지 우려된다.

어찌됐든 G20 서울에서 열릴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가의 일방적인 호도에 속지 말고 스스로 G20이 정말 국가와 세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한다. 설령 G20의 결과가 경제위기해결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틀어막으며 강행한다면 그것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인권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