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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스라엘 봉쇄 운동’을 해야 합니다

[기고] 팔레스타인, 오랜 파도가 바위를 부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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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깜짝 놀라셨죠? 그동안 이스라엘이 나쁜 일을 많이 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국제 구호선마저 공격해서 사람을 죽일 거라고는 저나 여러분이나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놀라기도 하고 속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살인은 학습 교재?

  민간구호선을 공격중인 이스라엘 군

이스라엘이 식량, 의약품 등을 실은 구호선인 것을 모를 리가 없었을 건데 왜 군대를 투입해 공격과 살인을 저질렀을까요?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는 것도 문제인데 수십 개 나라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이 탄 배를 무력으로 공격해서 사람들을 죽일 정도면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실수로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겠지요.

제가 직접 이스라엘 정부에게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살인을 통해 우리에게 무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까불지 마라. 니들이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눈 하나 깜짝할 줄 아냐? 그리고 까불면 어떻게 되는지 잘 봐라. 죽기 싫으면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라.

쉽게 말해 본보기이지요. 학교에서 선생이 매를 통해 학생들을 통제하려고 하듯이 이스라엘은 폭력과 살인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과 우리의 생각을 통제하려는 겁니다.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시오니스트들이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두들겨 패서 나머지 팔레스타인인들이 죽지 않으려고 팔레스타인을 떠났듯이 말입니다.

아무리 이스라엘이 정신 나간 국가라고 하지만, 민간 구호선을 공격하는 그 놈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구요?

북한 사람들에게 식량이 모자란다고 남한 사람들이 식량을 좀 보내자고 하면 남한의 우익들이 ‘아니 저런 빨갱이들이 빨갱이들을 돕자고 하네!’라고 합니다. ‘북한 식량 지원=빨갱이 지원’이니 쌀을 지원하자는 놈들은 빨갱이이고, 이것들은 처벌해야 할 놈들이 되는 셈이지요.

마찬가지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고 고립시켜서 복종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식량이나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살리고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는 행동입니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대하는 행위지요.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곧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행위이니깐 군사력을 동원해 공격하는 거구요.

저나 여러분이나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논리이지만, 이번 이스라엘의 살인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에 대한 적대 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한 일이 되는 겁니다. 테러리스트들을 살리려고 했다는 거지요.

제 말이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은 너무 잔인하다구요? 팔레스타인인들과 레바논인들을 죽이기 위해 화학무기도 서슴지 않고 사용하는 나라가 이스라엘입니다.



언론 읽기

이번 일을 두고 여러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 하였습니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면 가자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어떤 언론에서는 ‘2007년 6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하였다고 합니다. 이 말은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는 1967년,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한 이후 계속 되었습니다.

땅에는 검문소를 설치해서 사람들이 수이 오가지 못하게 했고, 비행장 활주로는 뒤엎어 버렸지요.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바다에는 군함을 띄워 팔레스타인 배들이 해안선 가까운 앞바다 말고는 더 나아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고기를 잡는 어민들에게도 사격을 해댔지요. 가자지구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선이 저 멀리 나가지 않고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따라서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는 2007년 이후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전에도 강력했던 것을 2007년 6월 이후 더 강화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했다는 것 또한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자지정부 총선에서 ‘하마스’라는 정당이 승리를 하자 미국+이스라엘+EU 등은 하마스 정권을 뒤엎으려고 경제 봉쇄와 군사 공격 등을 감행했지요. 하마스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자 그 다음에 동원한 것이 ‘파타’라는 다른 팔레스타인 정당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 것입니다.

외부의 지원으로 파타가 서안지구는 장악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와의 전투에서 패배했지요. 그러니깐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했다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파타의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해야겠지요. 하마스의 집권은 당연한 것이었으니깐요.

그러면 가자지구 봉쇄라는 것이 어떤 정도냐구요? 2006년 제가 가자지구로 들어갈 때 이스라엘로부터 허가를 얻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검문소 통과하기가 다른 나라 국경 통과하기보다 훨씬 어려웠지요. 가자지구에서 나올 때는 온갖 짐 검색은 물론이요, 온 몸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서야 나올 수 있었지요. 외국인이 이 정도인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느 정도였겠습니까?

2009년에 팔레스타인에 다시 갔을 때는 가자지구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봉쇄가 심해져서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도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가자지구 안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도 특별한 경우 말고는 밖으로 나올 수 없었구요.

식량, 의약품 등 생필품은 이스라엘이 지정한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양과 종류를 이스라엘이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크게 엿 먹이고 있지요.

왜 이렇게 봉쇄를 하냐구요? 까불지 말라는 겁니다. 해방이니 하마스니 하는 것은 잊어버리라는 겁니다. 그러면 굶겨 죽이지는 않겠다는 거지요.

언론 보도를 잘 보시면 이번 구호선에 건축 자재가 실려 있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흔히 인도주의적 지원하면 식량이나 의약품을 생각할 건데 난민용 텐트도 아니고 갑자기 웬 건축자재냐구요? 2006년 여름에 한창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두들겨 부셨습니다.

2008~2009년 겨울에 또 가자지구를 공격해서 22일 동안 1,400여명을 죽였습니다. 수많은 집들을 두들겨 부셨지요. 그런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건축자재가 들어가는 것도 막았습니다. 지들이 부셨으니 당연히 지들이 지어야겠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보고 집 지어 달라는 것도 아닌데 외부에서 가자지구로 건축자재가 들어가는 것 또한 틀어막았던 거지요.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이 계속 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언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다. 우리는 가자지구에 대한 생필품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

아마 이스라엘이 말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란 팔레스타인인들이 대량으로 굶어 죽는 것을 말하나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위기가 없다고 하면 이스라엘 말이 맞는 셈입니다. 굶어 죽지는 않고 영양실조 걸려가며 살아는 있으니까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굶겨 죽이면 국제 여론이 들끓을 거고, 그러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대놓고 지원하기 어려울테니 굶겨 죽이지는 않는 거지요. 적당히 목숨은 붙어 있을 만큼의 생필품 공급을 하는 겁니다.

가자지구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알겠는데, 이번 일 있기 전에 어떤 방송을 보니깐 화면 속의 가자지구 사람들이 그래도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는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구요?

여기에는 땅굴의 힘이 컸습니다. 한반도 휴전선 밑에 있는 것도 아니고 팔레스타인에 웬 땅굴이냐구요?

봉쇄가 계속되니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로 땅굴을 판 겁니다. 아주 오래전부터요. 봉쇄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땅굴의 개수도 늘어났지요. 막힌 숨을 어떻게든 틔워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땅굴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식량과 의약품은 물론 종이, 학용품, 가축, 석유, 오토바이 등을 사다 날랐지요.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땅굴을 오가는 팔레스타인인들

하지만 땅굴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 붕괴, 감전 등의 영향으로 2007년 이후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땅굴에서 죽었습니다. 한국의 광주광역시와 비슷한 15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2006년 이후 군사공격, 의약품 부족, 땅굴 붕괴 등으로 수천 명이 죽어가고 있는 셈이지요.

이집트는 아랍 국가 가운데 하나인데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땅굴로 먹을 거라도 보내 주냐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집트는 팔레스타인의 편이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 편이지요. 그래서 어떻게든 팔레스타인인들이 판 땅굴을 찾아서 없애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땅굴에 가스를 주입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기도 하지요.

이번 사망자 가운데는 터키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터키 정부가 열 받아서 이스라엘 욕을 막 하고 있지요. 언론에서도 터키의 분노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구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터키와 이스라엘 관계에 대해 별 관심은 없지만, 막연히 생각해 보면 터키에도 무슬림이 많으니 터키는 팔레스타인 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주변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가까운 친구 관계에 있는 나라가 터키입니다. 이집트나 요르단의 사례가 그렇듯이 무지랭이들의 생각과 권력자들의 생각은 다르지요. 터키․이스라엘․이집트․요르단 등은 미국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미국의 돈과 무기로 버티고 있는 다정한 형제인 셈입니다. 무지랭이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겉으로야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까.

어떤 언론에서는 이번 일의 영향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난항에 빠질 것’이라고 합니다. 언론 보도대로 생각하면 그동안 ‘평화협상’이 있었는데 앞으로 어려워질 거라는 거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그동안 ‘평화협상’이란 없었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권이 ‘환경과 생명 살리기 4대강 사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4대강 사업이 ‘환경과 생명’ 살리기와는 관계없는 것이듯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상도 ‘평화’와는 관계없는 것이었지요.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목과 팔을 비틀어 쥔 채 그들에게 유리한대로 점령과 지배를 합법화하려고 꾸며댄 것이 흔히 말하는 ‘평화협상’이지요. ‘평화협상’이라는 말, 세계 사람들을 속이고 언론에 정치 선전하기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덩달아 일부 평화운동하는 사람이나 국제정치에 관심 가진 사람들도 평화협상에 큰 기대를 걸기도 했지요.

실제로는 평화를 위한 협상도, 평화 ‘협상’도 아닌 그저 정치 선전용 문서 작성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억지로 강요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지배하는 협상이 아니라 약자에게 강요만 하면 되는 거지요.

따라서 이번 일 이후에 우리가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평화협상, 하지만 또 온갖 화려한 말들로 벌어질 소위 ‘평화협상’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가 어떻게 진행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은 어떻게 벌어지느냐 일 것입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이번 일이 공해상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영역이 아니니 국제법 위반이라는 거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공해상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설사 이스라엘 영해라고 해도 이스라엘이 이런 짓을 벌여서는 안 되는 거지요. 누구의 바다냐 보다 중요한 것은 죽이려는 자와 살려는 자, 지원하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 사이의 투쟁입니다.

국제법 위반과 함께 잘 나오는 것이 UN의 조사나 결의안 채택 관련 내용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점령이나 학살 관련해서 수많은 UN 결의안이 있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쌩 무시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언론은 UN을 강조하고, UN은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스라엘은 무시하고 식의 쳇바퀴가 계속 돌았던 거지요.

  '가자지구 사태 진정 국면 돌입'이라는 제목의 2010년 6월3일자 인터넷 매일경제 기사

지금도 이스라엘은 ‘해상 봉쇄 완화를 검토하겠다’라며 시간 벌기를 하고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봉쇄 완화 검토’라고 하면 많은 언론들은 이어서 ‘구호선 공격 사태 완화 국면 접어들어’라고 쓸 겁니다. 구호선을 탔던 사람들의 요구가 봉쇄 중단이었으니 ‘봉쇄 완화 검토’ 정도면 이제 됐다는 겁니다.

봉쇄 중단,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사과, 보상 등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아주 쉽게 ‘완화 국면’에 접어드는 거지요. 그렇게 며칠만 시간을 끌면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사라질 것이고, 그러면 이스라엘은 하던 짓을 계속하려고 할 겁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이번 일이 벌어지자 미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대놓고 이스라엘을 감싸고 돌았고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비난했습니다.

미국은 한 해에도 수조 원씩 이스라엘에게 현찰 박치기 지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점령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말은 하면서 건설비용은 계속 대고 있지요. 미국산 무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자위권 차원’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이번 일처럼 누가 봐도 이스라엘이 범죄가 명백한 경우조차도 ‘더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끕니다. 미국이 있어 이스라엘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요.

따라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또는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언제나 이스라엘에게 꽥꽥대는 것과 함께 미국에게 꽥꽥대야 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재정․외교 지원을 중단하라는 겁니다. 미국의 지원이 끊기면 이스라엘이 지금과 같은 범죄행위를 계속 할 수 없을 겁니다. 아니면 시오니스트들이 독일에 붙었다가 러시아에 붙었다가 영국에 붙었다가 지금은 미국에 붙어 있듯이 또 어디 빌어 붙을 곳을 찾겠지요.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생각하고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싶다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돈으로 무기로 입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짓을 그만 둬야지요. 유럽인들이 저지른 홀로코스트의 대가를 팔레스타인인들보고 지라는 어처구니없는 ‘윤리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국제 구호선, UN, 미국, 유럽 등 온갖 말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인이라는 말입니다. 팔레스타인을 위해 외국인 10명이 죽는 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은 1,000명, 2,000명 죽어갑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해상 봉쇄 완화가 아닙니다. 뭍에서 배타고 5km나가던 것을 6km 나간다고 얼마나 큰 변화가 있겠습니까. 밀가루 10가마 들어오던 것이 11가마 들어온다고 얼마나 큰 변화가 있겠습니까.

많은 언론이나 이스라엘, 미국, 유럽 국가 등은 ‘밀가루 한 가마니 더 넣어 줄 테니 이번 일은 적당히 여기서 마무리 하자’라고 제안을 할 겁니다. 그러면 또 많은 사람들은 ‘그래. 그래도 뭔가 나아 진 것이 있으니 이쯤에서 잊어도 되겠지?’할 겁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자 가자지구에 꼭 필요한 것은 전면적인 봉쇄 중단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구호품이나 국제 사회의 구호의 손길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살아갈 테니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겁니다.

가자지구 봉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요구가 다르니 적당히 협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150만명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질로 잡고, 아니면 그들을 강제 수용소에 밀어 넣고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강요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범죄자들과의 적당한 타협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잔인한 범죄자와의 투쟁입니다.


희망을 위한 투쟁

  이스라엘에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들

많은 사람들이 대이스라엘 투쟁의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는 것이 ‘이스라엘 봉쇄 운동’입니다. 지금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봉쇄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가 이스라엘을 봉쇄하자는 거지요.

이스라엘 봉쇄에는 이스라엘 상품 불매,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 중단, 군사 재정 지원 중단 등을 포함합니다. 시민들은 이스라엘 상품을 거부하고, 기업과 정부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압력을 넣는 거지요. 범죄자의 힘을 약화시켜 더 이상 나쁜 짓을 못하게 하자는 겁니다.

이번에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지만 앞으로 가자지구로 향하는 연대의 항해는 계속 되어야 할 겁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기 위해 전투기와 탱크를 필요로 하는 동안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용기가 필요 하겠지요.

이스라엘이 아무리 막무가내라고 하지만 가자지구로 향하는 사람의 물결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또 이어지면 지들도 어쩔 수 없이 태도를 바꾸게 될 겁니다. 오랜 파도가 단단한 바위를 부수듯이 말입니다.

“나도 뉴스를 보니까 마음 아프기는 한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어야 말이지...”

이런 생각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뉴스를 보고 마음 아프셨다면 이미 시작하신 겁니다. 사람이 다른 이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다른 이를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거지요.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다른 이의 아픔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관련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관련 단체나 행동에 참여하면 됩니다.

책은 <라피끄-팔레스타인과 나>, <팔레스타인 현대사>, <숙명의 트라이앵글(2008년 개정판)> 등이 있고 영화는 <아나의 아이들> 등이 있습니다. 단체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http://www.pal.or.kr)] 등이 있구요.

인간을 사랑해서, 때론 우리가 그 사랑을 잠시 잊는다 해도 우리 마음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말하는 거겠지요.

오늘도 우리가 밥을 먹고 잠을 자서 인간이 아니라 다른 이의 아픔을 느끼고, 그 아픔을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존재로써의 인간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