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국민의 방송 MBC 사수’ 총파업 투쟁이 4주차를 넘기며 더욱 강력해 지고 있다.
MBC본부는 지난 4월5일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인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을 돌입했고, 29일 현재 파업 25일차를 맞고 있다. 27일 사측의 업무복귀 요구에 MBC조합원들은 더욱 높아진 조직력으로 파업 투쟁을 이어갔다.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 역시 26일부터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로비 ‘민주의 터’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고, 29일 20여명의 조합원들도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29일 MBC본부 조합원들은 정권의 낙하산인 김재철과 황희만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했고, 거리 선전전 준비와 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영화 관람을 하면서 파업 25일차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단식 4일째 이근행 본부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총 8개의 질문을 준비했지만, 3가지 내용을 묻는 것으로 정리했다.
단식에 들어가면서 이 본부장은 “사람은 말로 해서 안 되며 글을 쓰고, 그래도 안 되면 노래를 하고, 노래도 안 되면 춤을 추고, 몸으로 말 한다”라며 “굶어서 이 싸움을 끝내려는 게 아니라 쓰러진 다음에 일어나 다시 투쟁하고, 그래서 당당하게 현업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돌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더욱더 크게 모아지고 있다”며 “투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투쟁 과정 하나하나가 공영방송 MBC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MBC가 침몰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파업 투쟁에 나섰다”며 “MBC가 국민의 방송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로 지켜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언론노동자들은 이 땅의 언론이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 MBC 파업 동력은 어떠한가?
- 파업 투쟁 4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92년 처음으로 MBC 파업 투쟁에 참가해 봤습니다. 현재까지 여러 가지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이 있었습니다.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 등이 그것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상 (파업) 2~3주가 되면 현실론이 부상돼 투쟁 전선에 여러 가지 고민들이 발생하는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의 경우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합원들이 스스로 자기 확신을 갖고 집회 현장에 동참했습니다. 선전전 등을 포함해 참여도가 높아지고,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신념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경험입니다.
저는 MBC 구성원이 갖고 있는 순수함과 열정이 모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에게 내재돼 있었던 언론인의 사명이 총파업 시기에 고스란히 드러난 것입니다. 이것이 MBC의 동력입니다. 그리고 더욱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대단히 자랑스러운 MBC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 현 시점에서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번 파업 투쟁은 몰상식하고 후안무치한 정권과 방문진, 김재철 사장이 공영방송의 가치와 독립성을 말살하려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기에 시작된 것입니다.
MBC 가치, 국민의 신뢰는 이미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이 그것들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번 파업 투쟁은 각자 조합원들이 자기 삶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만이라도 MBC 구성원들은 영웅입니다.
영웅이란 말은 함부로 쓸 수 없지만, 조합원들은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자랑스럽다. 제가 자랑스러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투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공영방송 MBC의 자산과 저력이 되어 좋은 프로그램과 비판이 살아 있는 뉴스, 참다운 언론 MBC를 가꾸어나가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파업 투쟁을 지지해 주시는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MBC 구성원들이 MBC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정권의 홍보 방송이 되는 것들을 거부하면서,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MBC 장악 음모가 제대로 밝혀질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했습니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어려운 정세 속에서도 MBC가 침몰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투쟁에 나섰습니다.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어갑니다. 국민들이 지원해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MBC가 국민의 방송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이것은 저희들이 언제까지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저희들을 믿고 성원해 주신만큼 열심히 언론노동자로써 삶을 부끄럽게 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합니다.
○ 언론노조 조합원들에게?
- 언론노조 MBC 본부가 투쟁하고 있습니다. 저는 MBC의 이번 싸움은 언론노조 속해 있는 전체 노동자들의 뜻을 대변했다고 생각합니다. 각계 사업장의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다 같이 똑같은 수준의 투쟁을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다들 저희와 뜻을 함께하고 성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노동자들이 시대의 사명을 잊지 않는다면 자기 삶에서 실현해야 할 의무를 지키고 있다면, 올바른 길을 함께 가게 될 것입니다. 언론노동자들은 이 땅의 언론이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