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한나라당 조전혁 국회의원은 학부모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명분으로 전교조를 포함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학부모의 알 권리 충족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한 행위는 그 어느 누가 보더라도 전교조 죽이기 위한 것이다. 백보 양보해서 학부모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조전혁 의원의 발언을 인정하더라도 이 땅의 학부모들에게는 우리 아이들의 선생님들이 어느 교원단체에 가입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전혁 의원은 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한 것인가? 이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통해서이건 아니면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전교조를 죽여야 하겠다는 돈키호테식 광(狂)적인 신념으로부터 나온 행위 일 수밖에 없다.
조전혁 의원은 그 누가 알고 있듯이 뉴라이트 계열 교육 단체에서 활동을 했고 전교조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전교조에 배타적 인물이다. “전교조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는 책을 쓸 정도로 전교조라면 치를 떠는 인물이다. 이러한 조전혁 의원이 학부모의 알 권리 때문에 전교조를 포함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는 주장이 얼마나 가당치 않는 말인가?
조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한 시점이 4월19일 이다. 바로 며칠 전인 4월 15일 서울 남부 지방법원에서는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바가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법정의 결정 사항조차 부정을 하면서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한 저의는 무엇인가? 결국 법조차 부정을 하더라도 전교조를 죽여야 겠다는 말도 안 되는 신념(?)의 결과는 아닌가?
대학을 법인화라는 이름으로 민영화하고, 대학 입시에 관한 권한을 대학 당국인 대교협에 위임을 하고, 아무런 기준도 없이 대학 당국 맘대로 입학을 허가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고, 자사고 및 특목고 등의 확대 정책을 통해 고등학교의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기고, 이도 모자라 초중학교 아이들에게까지 서열화를 위한 전국 일제고사를 강행 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의 경쟁교육 시장화 교육에 있어 전교조는 교육당국 스스로도 인정을 하고 있듯이 가장 걸림돌인 존재이다.
전교조를 없애야지만 MB식 경쟁교육, 시장화 교육이 가능하다는 현 교육당국의 판단이 바로 법원의 결정을 부정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학부모의 알권리 충족을 핑계 삼아 조전혁 의원을 동원하여 교사들의 교원단체 가입 명단을 공개했던 실질적 이유인 것이다.
한국의 모든 학부모들은 특정한 대학을 중심으로 서열화 된 대학교육과 이에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초중고교의 경쟁 교육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한 교육비 증대를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고민이 현재 한국의 교육 현실을 반영하는 실태이다.
매년 대입 시험 때만 되면 수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 자살이건 타살이건 1년에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의 수가 200여명이 넘어가고 있는 한국 교육의 현실은 참으로 말 같지 않는 현실이다.
직장에서 밀려날 것을 걱정하고 그나마 생계비에도 근접하지 못하는 임금 수준을 받는 대다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로 이 땅의 어머니요, 아버지이다. 월수입의 50%가 넘는 교육비에 허덕이고, 아이들의 목숨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땅의 학부모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바로 교육 현장을 제대로 세우고자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선생님들은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에 가입해 교권 향상은 물론 교육 비리 근절과 교육 현장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조 의원의 명단 공개는 전교조를 겨냥했다는 스스로의 말과 같이 교원단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행해진 일다. 그렇기 때문에, 조전혁 의원의 명단공개는 불법적 행위를 뛰어넘은 반 교육적 행위인 것이다.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에 대한 마녀사냥식 명단 공개 행위를 멈춰야 한다.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가진 자들만을 위한 교육정책을 폐기하고 평등교육을 위한 실질적이고도 진지한 고민을 할 것을 전국의 학부모를 대신해서 간절하게 요구한다.
제발,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아이들을 죽음의 길로 내몰지 마시라. 이제 더 이상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그리도 살인적 교육비에 허덕이고 있는 이 땅의 학부모들에게 죽음을 강요하지 마시라. 법으로도 보장된 조직 결성의 자유와 아이들을 위한 환한 웃음을 우리의 선생님들로부터 더 이상 빼앗아 가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