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화호 내부 개발 계획도 |
지난 3월 7일, 시화호 조력발전소와 시화호 갈대습지, 시화호 내부 개발지역을 둘러보았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와 갈대습지는 1996년 시화호 수질오염이 심각해지자 당해 7월에 환경부가 발표한 시화호 수질개선대책 중 하나로 계획이 추진됐다.
시화호(수면면적 44.3㎢, 간석지 면적 133.3㎢, 유역면적 476.5㎢, 총 저수량 3억3천2백만톤)의 수질악화는 방조제 공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12.6㎞의 시화호 방조제 공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정부로부터 허가 받아 6천2백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987년 6월에 시작해서 1994년 1월 24일에 물막이를 완료했다. 물막이 완료 후 안산공단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폐수와 생활하수 등 시화호 주변으로부터 오염물질이 유입돼 완공 3년만인 1997년에는 방조제 내측의 시화호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됐다(COD : 17.2mg/L).
▲ 1997년 수질오염이 악화된 시화호(왼쪽)과 집단폐사한 조개들(사진 : 최종인) |
이에 따라 방조제 남측에 위치한 배수갑문(폭 96m)을 하루에 두 차례씩 완전 개방해 해수유통을 확대함으로서 시화호 수질을 개선시키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우수관과 하수관의 분리설치, 폐수처리장 건설 등 여러 가지 수질개선노력을 했지만, 수질개선이 한계에 이르자 해수유통의 확대와 함께 전력생산을 목적으로 방조제 중간에 조력발전소를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해수유통을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조력발전소 건설 이후 해수유통을 통해 COD 2.0mg/L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1997년 당시 방조제 공사 진행되고 있던 새만금사업에 대해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이라며 범국적인 차원에서 강력한 사업 중단요구가 시작됐다. 따라서 지금 시화호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 문제점은 없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은 새만금사업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중간 (작은가리섬 부근)에 위치해 있다. 2002년 12월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 추진이 확정된 이후 200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0년 12월에 완공하고 전력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 시화호 조력발전소 조감도 |
총 공사비 3,551억원을 사용해 연간 발전량 552.7GWh을 생산할 계획으로 시설을 하고 있다. 이 발전량은 가정용 한가구당 사용량을 3kw로 환산하면 대략 2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서 김포시 전체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조력발전은 바닷물이 밀물(창조)일때, 즉 방조제 외측에서 시화호로 해수가 유입할 때만 발전을 한다(단류식). 이때는 발전시설이 있는 수차부(폭 193m)만 개방하고, 수문부(폭 154.4m)는 폐쇄한다(전체 폭 347.4m).
배출시에는 수문부와 수차부 모두를 개방한다. 조력발전시 하루 해수 유통량은 7,400만톤이며, 1일 2회로 총 1억47백만톤이 유통된다. 이 유출량은 시화호 전체 수량의 1/2이다. 이때 유출량은 수차부로는 74%, 수문부로는 26%이 배출된다. 방조제 내측의 관리수위는 EL-1.0m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이를 기준으로 해서 방조제 내부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며, 만약 이를 초과하게 되면 매립지역이 침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전시설 가동은 내외측의 수위차가 2m 정도까지 차이가 나야 한다. 그 이하이면 효율이 낮아 비경제적이다. 따라서 시화호 외측의 조차가 최대 9m (연평균 대조차가 7.8m)이므로 이때를 기준으로 하면 전력생산은 최대 간조때의 경우 방조제 내측의 수위가 EL-4.5m에서 EL-1.0m까지 높아질 때까지만 가동한다.(1회 평균 4.4시간, 1일 2회 약 9시간)
▲ 국내 조력발전소 추진 현황 |
이같은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이미 방조제 물막이가 완료된 이후 다시 해수유통을 확대하면서 조력발전을 위해 발전소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자연상태의 해양과 갯벌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여는 것은 심각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에 시행되서는 않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인천조력과 강화조력, 가로리만 조력 등을 신재생에너지라 홍보하면서 공유수면매립 승인과 환경영향평가 등 공사 강행을 위한 절차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화호 갈대습지
시화호 갈대습지는 시화호 상류의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합류부 일대(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화성시 비봉면 )에 습지를 이용한 시화호 상류 하천의 비점오염원 저감을 통한 시화호 수질개선과 생태서식지, 자연생태공원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설치됐다.
▲ 시화호 갈대 습지공원 항공사진 |
시화호 갈대습지는 유입수 BOD 10-30mg/L, 유출수 BOD 8mg/L을 목표수질로 정해 시설을 했다. 1년간 오염물질 처리량은 306톤이라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갈대습지를 통과한 유출수가 하천수질등급인 BOD 기준으로 볼때 4등급기준인 8mg/L이하로 상당히 개선됐다.
하지만 호소수질기준인 T-P(인)와 T-N(질소)의 기준으로 볼 때는 각각 4등급 기준인 0.1mg/L과 1mg/L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즉 인과 질소의 제거율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T-P는 T-N 보다 제거효율이 낮았고, 조성 후 10년이 지나자 다시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갈대가 겨울철에 죽은 후 썩어 다시 수질에 녹아들어가지 않게 위해 갈대군락을 일부 배어냈다고 말했다.
한편 갈대습지가 다른 환경기초시설들의 가동, 그리고 해수유통과 시화호 수질개선에 얼마 만큼 기여를 하는지를 비교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가 많이 내리는 홍수기때 상류의 하천물들이 습지로 유입되지 못하고 오염물질들이 곧바로 시화호로 흘러들어가 버려 시화호의 수질이 악화된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밝혀 주기를 바란다.
▲ 겨울에 죽어 다시 물에 흘러들어가 오염시키지 않도록 갈대습지공원의 일부 갈대를 베어냈다. |
갈대습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습지이자 담수습지이다. 누구나 아다시피 자연적인 습지가 더욱 가치가 있음은 람사르협약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사라진 갯벌면적이 133.3㎢이니까, 단지 0.56%인 0.75㎢만을 인공습지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갈대습지를 만든 것이 나름대로 의미있는 행위라 하겠으나, 자연적으로 존재했던 연안습지인 갯벌과 바다를 가로막아 시화호 간척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키고 또 다른 간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홍보용으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되는 시화호 내부 개발사업
▲ 시화멀티테크노밸리 개발 계획도 |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화호의 수질이 개선된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결국 개발은 원하는데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해수유통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갯벌과 염습지, 시화호의 수위를 EL-1.0m로 관리함에 따라 바닷물이 닫지 않아 노출된 갈대군락지 등이다. 그동안 겨울철에 월동하기 찾아오던 수많은 물새들과 봄・가을철 이동시기에 찾아오던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그리고 고라니, 삵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개발사업은 시화멀티테크노벨리(일명 MTV),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자동차테마파크, 마린리조트, 골프장, 스포츠테마파크 등 포함), 농업지구 조성사업 등이다. 안타까운 현장이다.
▲ 시회멀티테크노밸리 공사로 사라지는 갯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