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의 정진동 목사님 |
호죽 정진동 목사님은 암울했던 1973년 청주에 도시산업선교회를 설립하고 2008년 12월 운명하시기까지 노동자, 빈민들의 벗으로 헌신하셨습니다. 호죽노동인권센터는 정진동 목사님의 뜻을 따라 낮은 곳으로의 연대를 실천하기 위하여 2008년 2월 22일 설립되었습니다.
호죽노동인권센터는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산하 노동조합들이 결의하여 설립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법률지원활동의 필요성 때문에 설립하게 된 것인데 기존의 법률원 혹은 법규부장처럼 민주노총 내부의 기관 또는 부서로 둘 것이냐 아니면 독자적인 단체로 설립할 것이냐를 가지고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노총 내부에 두지 않고 독립적인 단체로 설립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제가 알기로는 전국 최초의 실험이었습니다. 그만큼 재정부담의 측면에서도 쉽지 않은 결단이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노동인권운동에서 아주 획기적이고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의 조직체계는 공동대표, 운영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되어 있고 노무사 1명, 상담실장 1명 등 2명의 상근자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분기별로 1회씩 운영위원회가 개최되고 있고 매주 1회 사무국 성원 4명이 참가하는 회의가 열립니다.
센터의 1차적인 활동영역은 법률지원활동입니다. 특히 후원노동조합의 자문 및 노동사건, 비정규직노동자·이주노동자·저임금노동자 등 취약계층 노동자의 모든 권리구제활동은 일체가 무료입니다. 법률지원활동은 법률구제를 필요로 하는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아울러 많은 노동자를 만나는데 중요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설립부터 12월 현재까지 700여건의 노동상담 활동과 부당해고구제신청 등 70여건의 노동사건 지원 업무, 투쟁사업장의 투쟁기획단 참가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센터가 특히 중시 여기는 활동은 노동인권활동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교육과 홍보활동, 노동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받는 현실을 고발하고 지역 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 각종 연대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법률지원활동에 거의 의존하였으나 법률지원활동을 통해 축적된 관계들을 넓혀서 점차 인권활동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구체적인 기획사업 등 체계적인 노동인권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미행(美行) 제공] |
최근에는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침해 현황을 지역 사회에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조기퇴출대상자를 선별하여 그들에 대해 가해지는 취약한 업무부여, 업무촉구서·주의·경고장 발부, 집단따돌림 등 소름끼치는 일련의 행위들이 미리 기획된 프로그램에 의하여 수년 간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로 인해 노동자들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호죽노동인권센터에서 첫 상담을 시작한 이래 그 진상을 파악하고 알리는 노력을 하였고 최근 1차 기자회견과 충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습니다.
센터는 올해 첫걸음을 시작한 이래 실무일꾼의 한 사람으로 볼 때 경이로운 성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명의 상근 일꾼에게 결코 적지 않은 급여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다녀갔고 또 소개를 통해 찾아오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센터가 짧은 시간에 이토록 경이로운 성장을 한 것은 정진동 목사님의 큰 삶이 남겨주신 후광에다 민주노총 충북 지역 노동조합들의 정성이 큰 몫을 했으며 거기에다 아직도 우리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이 척박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센터의 일꾼으로서 정말 나는 목사님의 삶처럼 낮은 곳을 임했던가 성찰해 보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호죽노동인권센터가 갈 곳은 노동자의 벗인데 실무 일꾼인 나는 너무나 자주 ‘전문성’을 수단으로 노동자의 위에서 가르치려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한 해는 외형적인 성장보다 노동자의 마음을 향해 가면 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우리 노동자들은 더 많은 것을 호죽노동인권센터에 베풀어 줄 것 같습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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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미행(美行)":비정규직철폐를위한-미디어행동네트워크"의 첫번째 프로젝트인 지역순회 사업, "미디어게릴라들이 비정규노동자들을 만나다"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미행(미행)"은 블로거와 인터넷TV부터, 시민과 노동자, 작가와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 게릴라들이 함께 모여 비정규 노동의 현실을 고민하는 프로젝트 팀입니다. 미행의 지역순회 사업은 진보신당과 함께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