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날' 이라면, 최소한 이날 하루라도 평화를 느끼면서 평화 속에서 머물러야 할 텐데, 터키를 포함한 이곳 중동지역의 상황은 그렇지 못함에 안타까운 마음이 떠나지 않더군요.
작년 연말에 시작된 쿠르드족 게릴라에 대한 군사작전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매일 터키군과 게릴라의 사망 소식이 들려옵니다. 간혹 도시지역에서 폭발사건도 발생합니다.
물론 터키의 상황은 이라크나 아프간, 팔레스타인 등 과 비교한다면 대단히 평화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여전히 길거리에서 쿠르드족 주민은 이유 없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고, 3,500여개의 마을을 파괴해서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만들어냈던 터키 군이 일주일여 전에 또 다른 마을 하나를 파괴하는 일도 발생했었습니다.
어차피 이 지역 상황은 그렇다 치더라도, 평화의 날을 맞아서 한국에 계시는 분들이라도 평화를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만, 한국의 돌아가는 상황도 그리 만만치 않은 것 같더군요.
쿠르드어를 사용하지 않고 영어 가능한 친구를 통해서 현지인과 의사소통을 했을 때는 한국어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곳 사람들이 최근 들어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 문자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입 모양을 그려 가면서 설명을 해주면 감탄을 하면서 한국어 인사말을 가르쳐 달라고 졸라댑니다.
그렇게 몇 마디 가르쳐준 친구들 중 몇 달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때 정확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해올 때는 깜짝 놀라곤 합니다. 몇 달 전에 가르쳐준 한두 마디를 그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쿠르드어를 배워준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감사의 표시인 것입니다. 이렇게 현지인들과 마음으로 관계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시 소식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평화와 행복 속에서 머무시길 기원하면서...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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