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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G8 반대 5천여 명 삿포로 행진

[기고] G8잡는 고양이들 일본에 가다 (3) - 일본 경찰 강경 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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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5일, 조용한 발라드 음악과 애틋한 러브스토리의 주요 무대가 되어 왔던 조용한 도시 일본 삿포로에서 반란이 시작되었다. 2008년 7월 7일부터 이 곳에서 열릴 G8정상회담에 반대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내던 시민단체 등 수많은 활동가들이 삿포로의 중심 오도리공원으로 모여들었고 5000명 이상이 집결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오늘의 집회를 위해서 6월말부터 한국인 활동가를 포함한 수많은 외국인 활동가들이 일본으로 집결하기 시작하였으며, 일본전역의 활동가들 또한 G8정상회담기간에 발 맞추어 삿포로로 집결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외국인 활동가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입국거부를 당하는 등의 진통을 앓았다.

한국 서울에서 길바닥평화행동 등을 진행하며 G8정상회담 반대목소리를 만들어왔던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여 일본정부의 반인권적 입국거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가 있다. 이 성명서에서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본정부의 반인권적 행위를 폭로하고 활동가들에 대한 입국거부는 사상의 자유를 공권력으로써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 연대의 틀을 갖춘 이날의 집회는 평소 일본 집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5000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함으로써 G8정상회담 반대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보여주었다. 경찰 또한 대규모 집회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일본 전 지역의 경찰들이 삿포로로 집결되어 있는 상태이며 불신검문을 강화하는 등 G8정상회담 반대의 목소리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날 또한 헬기를 동원하는 등 집회인원 참가자 수와 비슷한 경찰들이 오도리공원 주변을 에워쌌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입국거부와 경찰력 동원 등의 다양한 방해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활동가들은 넓은 공원을 가득 메웠으며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움직임 등 다양한 세계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녹아들어 국제 연대의 장을 마련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집회는 각국의 활동가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G8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모아 갔으며 자유발언 이후 문화공연을 함께 한 뒤에 오후 3시부터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시작된 행진은 시작부터 경찰들과 마찰을 빚었다. 폴리스라인을 철저히 준수하는 일본인 활동가들과 달리 외국인 활동가들이 폴리스라인을 벗어나가기 시작하면서 경찰들과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다행히 무장경찰들이 동원되지는 않아 큰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쥐(G)를 잡겠다는 의미로 고양이분장을 하고 행진에 참여했다. 이들이 다른 나라 활동가들에게 고양이 분장의 의미를 설명하자 대부분의 활동가들이 즐거워했으며 일부는 꼭 쥐를 잡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행진 시작 30분 후 쯤 무장경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거리에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대오의 중심에서 즐거운 음악을 틀고 함께 하던 트럭에 흥분한 외국인이 올라서자 경찰이 트럭에 세 명 이상 올라설 수 없는 규정을 위반했다며 대오를 막아서고 트럭 위로 뛰어 올라가면서 부터 경찰들과의 몸싸움이 시작됐다. 집회 참가자와 경찰들이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고 대치상황이 벌어 졌으나 곧 다시 행진을 시작됐다. 일본의 집회규정상 경찰은 집회 참가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나 집회 참가자는 경찰에게 손끝하나 댈 수 없는 상황이기에 큰 마찰은 벌어지지 않았다. 곧 다시 행진이 시작되었고 즐거운 음악에 몸을 맡긴 참가자들의 행진이 계속됐다.

  경찰이 트럭위로 올라가 참가자를 진압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오후 4시 30분, 행진이 마무리되고 있을 무렵 경찰들이 몰려와 트럭 운전석의 문을 부수고 운전자를 연행하면서부터 행진을 하던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연행되어 가는 동료를 붙잡고 우는 등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들은 대오의 앞길을 막아서고 물리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행진 참가자들은 스크럼을 짜고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경찰들은 곧장 트럭에 올라서서 트럭 전체를 압수했으며 트럭 내부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압수하기 시작했다. 이 트럭에는 그동안 G8정상회담을 반대하던 단체와 개인들의 정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물건 압수를 막기 위한 참가자들의 항의행동이 이어져 한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대치상황이 해제되고 곧 행진참가자들은 오후 5시쯤 행진목적지에 도착했으며 그 곳에서 주최 측 은 트럭운전사와 트럭 위에 있던 두 사람 등 총 3명이 연행되었다고 밝히며 자신들도 정확한 연행이유를 알 수 없다며 자세한 사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집회 참가자들의 물리력 행사는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불법행위 또한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 모두가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한 후 상황을 공유하고 곧장 중앙경찰청사로 항의방문을 가기로 결정하고 그 곳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앙경찰청사에는 외국인 활동가를 포함한 200여명이 모여들었으며 경찰의 반인권적인 연행을 규탄하고 연행자의 석방을 요구했다. 30분간의 항의를 마친 뒤, 자국 내의 엄격한 법의 잣대를 알고 있는 일본인 활동가들은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다시 처음 집회장소인 오도리공원으로 돌아가길 제안했고 반대로 외국인 활동가들은 강경하게 그 곳을 지키며 계속 할 것을 제안하면서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그 상황 속에서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도에 앉아서 기타반주에 맞춰 평화에 관한 노래를 부르며 평화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입에 ‘G8’을 쓴 테이프를 붙이고 침묵항의에 함께 하기도 했다. 결국 참가자들은 다시 오도리공원으로 돌아가 앞으로의 투쟁에 대해서 토론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오도리공원으로 이동했다.

  집회 마지막 경찰이 트럭 전체를 압수 점거하고 있는 상황

오후 7시 오도리공원을 향하던 참가들 앞에 일본 우익단체에서 동원된 방송차량이 나타나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방송차량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을 총살하라는 등 극단적인 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집회 참가자들이 흥분하면서 물리적 마찰이 예상되었으나 무장 경찰이 방송 차량을 에워싸고 경호하기 시작하면서 큰 마찰은 없었다. 방송 차량은 G8 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주장하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항해서 집회 참가자들은 G8 정상회담 반대를 외쳤다. 오도리공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이후 일정을 공유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서 각자 흩어졌다.

이들은 7월 6일부터는 정상회담장소 근처에 만들어진 캠프에서 함께 머물며 전쟁과 빈곤, 폭력과 환경 파괴를 심화시키는 G8 정상회담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계속 낼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 또한 이에 대응하여 캠프장 주변 전부를 둘러싸는 등 강경한 진압을 예고하고 있어 참가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집회로 인해 총 4명이 연행되었으며 앞서 밝힌 세 명과 로이터 기자 한명이 더 연행되었다고 한다. 경찰은 트럭운전사 등을 연행한 이유로 트럭을 통해서 경찰을 공격하려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집회참가자 어느 누구도 그 사실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이는 말

김창균 님은 부산대학교 법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현재 G8잡는 고양이 활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투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