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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7.30 서울시 교육감선거의 의미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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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엄마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동네 엄마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감선거에 목숨을 걸었으니 현재로서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알려 달라’는 것이다. 오는 7월 30일, 서울시교육감선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이 10%밖에 안 될 만큼 선거에 무관심한 시민이 대부분인데 뜻밖의 전화였다.

그 엄마가 전하기를 ‘시험이 늘어 초등학생인 자기 아이가 열반에 떨어질까봐 엄마에게 자식교육 걱정 좀 하라고 졸라대는 것은 물론, 지금 학교마다 학부모 공동체도 다 파괴되어 학교급식당번을 가도 공부를 잘하는 엄마들끼리만(기준은 일제고사에서 전 과목 5개 미만 틀린 애들 엄마) 모이고 나머지는 따를 시킨다’는 것이다.

4.15 학교자율화조치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상위 5%를 위한 오만한 서울 교육, 이명박식 무한 경쟁과 서열화 교육은 부모들로부터 심각한 불만을 낳고 있다. 또한 상위 5%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얼마 전 촛불 배후론을 말하더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선심성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 엄마 말대로 서울교육을 심판할 수 있는 서울시 교육감선거가 오는 7월 30일로 다가왔다. 2006년 선거법이 개정되어 주민 직선으로 바뀐 후 서울에서는 처음 실시되는 808만 명의 주민직선 선거이다. 서울지역 1천 명의 초중고 교장과 5만 명의 교원인사권도 교육감 권한이다. 교육감이 1년에 집행하는 예산만 6조 2천억 원, 이중 대부분이 교사 인건비로 쓰인다 하더라도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은 교육감 권한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새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플랜중 하나인 자사고 설립 문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고교선택제, 특목고 인가권 등 교육정책도 결정한다. 서울시 교육감은 그 위상으로 보면 16개 시도교육감회의 의장으로서 가히 리틀 교육과학부장관 같은 위상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교육감의 위상과 역할이 중요한데도 선거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선거방식에 원인이 있다. 이전 교육감 선거는 학교운영위원들이 간선으로 뽑는 교육계 관계자만의 선거였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도 법정 선거자금이 후보당 34억 원이라 돈과 조직을 담보하지 않은 개인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정부로서도 선거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된다.

일부 부작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감 선거를 주민 직선제로 바꾼 이유는 교육이 더 이상 교육 관료들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교육에 관한 주민 결정이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은 점차 주민의 삶에 영향을 주어 민생문제화되고 있으며, 지금 서울교육은 학생 불안과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새 정부 들어 서울 교육을 ‘미친 교육’으로 표현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벌써 초등학생들이 열반(일명 똘반)에 떨어질까봐 겁을 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서울 교육이 ‘미친 교육’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새 정부가 내세우는 교육의 기조는 부모가 돈가진 만큼 다양하게 교육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자율과 다양성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영어몰입교육이 그것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9억 원을 들여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낳고 자란 아이가 사회와 과학과목을 영어로 배워야 한다면 도리어 비정상인데 누구 비위를 맞추겠다는 것인가? 왜 그런 일에 예산을 써야 하는지 실로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원전단지에 영어몰입교육광고가 부쩍 늘었다. 초등학생 영어목표를 iBT 115점 이상, 이를 환산하면 토플 657점, iBT 80점인 550점만 되면 미국대학 유학도 간다. 어린 초등생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다.

학원의 새로운 돈벌이 영역 개척이려니 했더니 서울시 교육청의 정책방향과 미리 짠 듯이 똑같다. 5살 유치원생 영어 유치원비가 한 달에 110만 원이라니 없는 집 한 달 생활비이다. 이명박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노골적으로 재산상위 5%, 성적상위 5% 학생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입으로는 교육격차, 교육양극화를 줄여주겠다고 장담하는 것은 전국의 모든 부모의 억대 연봉을 보장하겠다고 사기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노동조합도 아무리 비정규직문제를 외면하고 월급인상 투쟁을 하여도 천만 원 등록금과 아이 학원비를 대다보면 만성적자라며 상위 5% 교육에 분노하고 있다. 유전유학, 무전무학... 속수무책인 것이다.

제2의 광우병 쇠고기 전쟁 - 서울교육혁명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 몇 개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학교 만족 두 배를 실현하겠다던 그의 공약은 물거품이 되어 학부모들은 급상승한 사교육비로 고통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을 끄기 위해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을 보고 반성했다'며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렸지만 아무리 교육수석인물을 바꿔도 기조가 변치 않는 인적쇄신은 그냥 '쇼'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난 50여 일 촛불을 든 우리는 처절하게 깨닫고 있다. 서울시 교육감선거는 지난 50년 동안 교육 관료에 휘둘려온 교육 권력을 시민들이 되찾아오는 새로운 서울 교육혁명이다.
덧붙이는 말

김정명신 님은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 입니다.

  • 살구나무

    합법적인 선거운동 방법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