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측은 병력투입 3일째인 19일, 갑을오토텍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집단폭행한 기업노조 조합원 40여명이 기업노조 사무실에서 모두 ‘해산’했다고 밝혔다.

기업노조원들은 갑을오토텍 정문 경비실 2층 기업노조 사무실에서 이날 오후 4시 25분경부터 경찰 관계자와 섞여 차례대로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기업노조원들은 17일 오후 8시경부터 노조 사무실과 옥상을 오가며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집단폭행 혐의를 받는 일부 기업노조원 임의동행 요구에 합의해 기업노조원 전원이 해산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7명은 경찰 차량으로 바로 경찰 조사 받으러 간다”면서 “나머지는 모두 해산이다”고 말했다.

전날 19일, 금속노조원 집단폭행건으로 기업노조원 5명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노조 사무실에서 밖으로 나온 것으로 포함하면, 이날 7명까지 모두 12명의 기업노조원이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갔다. 경찰 측도 이같이 밝혔다.


경찰병력에 대거 둘러싸여 차례로 나오던 기업노조원 가운데 간부인 위원장 성모 씨, 사무장 김모 씨를 포함해 7명은 경찰과 함께 경찰 스타렉스 차량 등에 오후 4시 35분경 올라탔다.

특히 금속노조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를 받는 사무장 김씨는 2010년에 101경비단 소속으로 전직 경찰 이력이 드러난 바 있다.

비슷한 시각 나머지 30여명의 기업노조원은 정문에서 나와 회사 기숙사 방향의 샛길로 따로 빠져 나갔다.


경찰은 기업노조원이 나가면서 서울병력 6개 중대 등 모두 14개 중대의 병력을 차례로 뺐다.

충남지방경찰청의 ‘갑을오토텍 충돌사태 수사본부’ 박명춘(충남경찰청제2부장)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경찰병력을 빼지만 일부 회사에 남길지, 모두 철수한 지는 아직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경찰의 기업노조원 임의동행은 현행범과 긴급체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 면피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측 김차곤 변호사는 “이미 17일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기업노조원 폭행 가해자를 현행범 체포나 긴급체포를 했어야 했다”면서 경찰도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김씨는 “그러나 경찰이 시간만 끌다가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리고 가는 것은 기업노조원에게 면죄부를 주고, 경찰이 책임을 방기하고 직무유기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임의동행은 자진출두로 기업노조원 강제 조사가 아니기에 때문에 경찰은 강제 조사를 거부한 책임에서 여전히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와 기업노조원 해산에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노조파괴범 당장 구속하라”거나 “노조파괴로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경찰이 수수방관했다”며 정문 앞 농성장에서 강하게 항의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17일 집단폭행 사태가 발생하고 3일째 전면파업, 조합원 전원이 정문 앞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