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뉴스 코너 메인앵커를 맡은 강성범은 “한 정치인이 인터뷰에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있어서 유가족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사회의 근간과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좋은 말씀하셨습니다”라며 “그런데요. 세월호가 무너질 때, 단 한명의 실종자도 구조하지 못했을 때 우리사회의 근간과 원칙은 이미 무너지지 않았나요?”라고 했다.
그러자 해설자 역을 맡은 김희범 앵커가 놀라운 듯 입을 벌리고 강성범을 바라봤다. 관객들도 ‘오오오오~’라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어 강성범 앵커는 “내가 뭐라고 자꾸 이런 얘기를 허지,..나 하던 프로그램에서 전화 왔어.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고. 너는 괜찮아?”라고 김희범 앵커에게 물었다. 김희범 앵커는 “괜찮아요. (저는) 전화 올 데가 없어요~”라며 받아넘겼다.
이날 방송분에서 강성범 앵커가 전한 세월호 관련 멘트는 실제 이완구 원내대표가 각종 라디오 인터뷰와 당 주요 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 또는 특별검사 추천권을 유가족들에게 주는 방안을 거부하면서 우리사회 원칙과 근간을 주요 논리로 제시했다.
▲ 웃찾사 LTE 뉴스 화면 캡쳐 |
이완구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가족과 첫 협상 내용을 전하면서 “조사권, 기소권, 수사권을 피해자인 유가족들에게 달라는데 피해자가 가해자를 조사하고 수사하고 기소할 수 없다는 것은 자력구제 금지의 원칙이나 문명사회에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지키는 하나의 원칙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무너지면 사회의 혼란과 혼돈을 어떻게 책임지겠습니까?”라고 했다.
또 20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문제는 세월호 사건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근간, 우리 국가의 근간을 논의하고 있는 문제”라며 “법과 기본질서, 원칙을 우리가 훼손했을 때 그 혼란과 파장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국회에 대한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상설특검법에 여야 2명씩 배분된 국회 몫 추천권을 야당이나 유가족에게 달라는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언급하고 “이것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근간의 문제”라며 “이 기본적 원칙까지도 훼손하면서 협상을 한다면 오늘이 아닌 후대에 우리는 어떤 평가를 받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강성범 앵커는 이날 방송분에서 군사이버 사령부의 대선 댓글 사건 등에 대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책임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성범 앵커는 “지난 대선 당시 군사이버 사령부의 정치댓글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 국방장관은 정치댓글에 대해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끔직한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헤헤헤헤 몰랐대~ 아유~ 다음소식입니다” 라고 비꼬았다.
이 같은 LTE 뉴스의 강도 높은 정치 풍자는 때론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언급하면서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명박 정권 시절 4대강 사업을 녹차라떼로 비꼬거나 로봇 물고기 문제 등도 정치풍자 소재로 다룬바 있다.
지난 8월 9일 방송분에서 강성범 앵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며 “아니 도대체 뭐하려고 로봇 물고기를...”이라고 하자 김일희 앵커는 “어 민감해요~”라고 돌려말했다. 그러자 강성범 앵커는 “물고기...회 좋아하시나? 간장 찍어 드시나? 초장 찍어 드시나?...아, 막장 찍어 드시겠구나”라며 “아무튼 로봇 물고기 추진하셨던 분들 모이십시오. 57억짜리 매운탕 끓여드리겠습니다”라고 비꼬았다.
개그맨 강성범 씨는 SBS 간판 개그맨으로 웃찾사 전성기 시절을 이끈바 있다. 최근 웃찾사는 리얼버라이어티나 토크 형 예능에 가려 예전만큼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KBS 개그콘서트에서 정권 핵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정치 풍자가 사라지면서 LTE 뉴스가 정치 개그로 웃찾사에 대한 관심을 모아낼지 주목된다.
한편 강성범 씨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담당 PD가 시사 개그를 할 거면 확실하게 하자고 해서 수위가 올라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