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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모르는 인권위원장, 국제 무대에선 인권지킴이 행세”

‘연임반대 긴급행동’, 양심이 있다면 현병철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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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인권위원장이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이하 연임반대 긴급행동)은 27일 오후 서울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보인권 현안 논의를 주제로 열린 ASEM 국제 인권 세미나장을 찾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반대와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세미나에는 각 국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들과 정보인권 전문가들이 모여 국제적 정보인권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국가 인권위는 이 세미나를 개최하고 현 위원장이 세미나의 개회사를 맡았다.

연임반대 긴급행동은 “ASEM 인권 세미나 개최는 아직까지 정보인권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서 마치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의 인권위가 정보인권을 옹호하는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뿐”이라며 국가 인권위와 현병철 위원장의 국제 세미나 개최를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민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상임활동가는 인권위의 국제세미나 개최에 대해 “인권위 전원회의에서 인터넷 실명제 폐지를 반대하고 CCTV 설치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일삼고, 심지어 정보인권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현병철 인권위가 국제적 위상만을 중시하는 기만”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장애인, 여성인권 등 기본적인 인권활동에 대한 예산은 축소한 인권위가 국제행사 개최를 위한 예산만은 증액했다”고 밝히며 국가 인권위가 국내의 인권증진을 위한 활동 보다는 국제적 위신만을 중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도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국제인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로 내정됐었지만 인권에 대해 무지한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무산됐던” 일을 언급하면서 “정보인권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자신의 위신을 위해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기업 인권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에서 한국 선박에 승선한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의 인권 침해 상황을 질문하는 ICC 위원장의 질문에 현 위원장은 제대로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현 위원장의 무지를 꼬집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명숙 연임반대 긴급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국가 인권위와 현 위원장은 정부, 경찰, 국정원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철저히 기각과 각하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현 위원장이 정권의 입맛에 따른 인권위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세미나 장소인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퍼포먼스에는 ‘현병철 위원장이 작은 양심이라도 남았으면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이 등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과 호텔 관계자들은 퍼포먼스가 세미나장소안까지 들어오는 것은 저지했지만 세미나 장 앞에서 열리는 퍼포먼스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구호와 피케팅으로 이어진 퍼포먼스는 세미나에 참석한 외국의 인권위 활동가들의 시선을 끌었다. 몇몇 참가자들이 연임반대 긴급행동이 준비한 유인물을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청와대는 27일, 인권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을 요청하는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연임반대 긴급행동은 국회가 개원해 인사청문회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현 위원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1인시위와 기자회견 등의 활동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