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부끄러워 당에 남기도 힘든데 경기동부는 그냥 버틴다”

전국운영위 앞두고 전운...윤금순의 눈물에도 버티는 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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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땅을 일구며 농사를 지어온 여성농민이 정치세력화를 결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물대포를 맞았고,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했습니다. 농민들이 경찰의 폭력에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여성농민들의 정치세력화 결정과 활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윤금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번 당선자의 비례대표 사퇴 기자회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이 한미FTA에 맞서 싸우던 과정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자 윤금순 통합진보당 비례 1번 당선자는 눈물을 훔쳤다. 박점옥 회장도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 갔다. 윤금순 당선자와 전여농 임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보좌진들도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모두 민주노동당 시절 이전부터 농민운동을 함께 해오던 이들이다.

  지난해 12월 31일 통합진보당 3차 전국운영위가 끝나고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통합진보당 전국 운영위원들이 활짝 웃고있다. 오른쪽 아래 두 번째에서 윤금순 당선자도 함께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전국 운영위는 민노당계 55%, 참여당계 30%, 통합연대계(진보신당 탈당파) 15%로 구성돼 있다. 민노당계에는 비주류계열 운영위원도 있어 4일 오후 전국운영위는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박점옥 회장은 농민을 조직화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수많은 시간을 회고했다. “본인 이름으로 된 통장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신용카드 한 장 없는 여성농민은 당원 가입부터 어려움의 시작입니다. 통합진보당을 알려내고 지지를 얻기 위해 한 명의 농민이라도 더 만나려고 새벽부터 논으로 밭으로 뛰어야 했습니다. 글자를 모르는 고령의 여성농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2012년 우리에겐 윤금순이 있었습니다. 삭발과 단식, 쇠사슬도 마다하지 않고 매 시기 투쟁의 포문을 열어왔던 여성농민의 힘을 모아 기적을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성농민들의 힘으로 윤금순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비례후보 1번이 되었습니다”

윤금순 당선자는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제가 농민 후보로서 여성농민회의 조직적 입장을 같이하고 제가 책임질 부분은 제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이석기 당선자 등) 다른 후보자들과 선거를 같이 치뤘다. 한 선거에서 당선이 됐든 안됐든 선거에 나온 사람들은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 전원 사퇴 호소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주민들 당을 해산하라고 한다”...“진보정당 보따리 싸야 할지도”

윤금순 당선자의 비례대표 사퇴 발표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전국운영위가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할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윤금순 당선자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당권파 그룹이 전국운영위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책임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급격한 탈당 움직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당내 지역구 경선과정부터 당권파 계열 후보의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했던 통합진보당의 전 예비후보는 “지역 주민들의 민심은 것 잡을 수 없을 만큼 거세다”며 “제가 당권파의 부정선거 피해자인 것을 아는 분들도 당의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계속 저에게 항의전화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미 당내 지역구 후보 예비경선에서도 명백한 부정 의혹이 나왔지만 중앙당 선관위는 진상조사 요청을 모두 묵살할 때 예상한 일”이라며 “당권파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지역위원장은 “이미 지역 주민들은 비례경선 후보자 전원 사퇴도 부족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당을 해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고 있다”며 “진보신당 분당 사태 때는 당원들만 아는 사안이었지만, 이번 부정선거 문제는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안이 됐다. 부끄러워서 당에 더 남아 있기 힘들 정도가 됐다”고 지역민심을 전했다.

  비례대표 사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는 윤금순 당선자(오른쪽)

이 지역위원장은 “전국운영위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당권파들이 절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동부연합이 계속 버티면 당은 공멸한다. 이러다 진보정당 운동에서 보따리를 싸야할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기동부연합은 지역 민심이 얼마나 심각한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며 “원내 3당이 되면서 국민의 눈이 우리에게 쏠려 있다는 것을 봐야한다. 3당답게 국민 눈에 맞춰서 처신하고 행동해야하는데 경기동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세상이 바뀐걸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렇게 민심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통합진보당내 비당권파 계열에 속한 당원들과 총선 후보자들, 민주노총까지 비례경선 참여자 14명 전원 사퇴 요구로 모아가는 분위기다. 비례대표 경선에서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확인된 상황에서 비례 후보 경선 자체를 무효화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지역도당에서도 비례후보 사퇴요구는 계속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 충남도당 운영위원회는 4일 성명서를 내고 “진보정당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땅끝으로 추락한 통합진보당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은 당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는 당의 존립문제“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하며 비례투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쟁비례 선출후보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강원도당도 3일 성명서를 내고 “정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로 선출된 경쟁부문 당선자는 물론, 경쟁부문에 참여한 모든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서울과 수도권 비당권파 계열 예비후보자들도 당권파의 책임을 묻고 비례경선에 참여한 후보 14명 전원의 사퇴를 촉구할 움직임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당권파 그룹인 경기동부연합 계열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아직까지 사퇴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국운영위에서 비당권파계열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각 계파별로 조직적인 탈당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전국운영위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 뽀대기

    버티기로가면 탈당할사람 탈당하고 비례6석은 고스린이 자기들 나눠먹기될텐데 뭐하러 머리숙이겠나!

  • 지나가다가

    뽀다기씨? 말함부로하지맙시다,

  • 또지나가다가

    나도 함부로 말하고 싶다. 내가 이런 사람들에게 표를 던졌다는 사실이 분노스럽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운동권 학생들의 모습. 악마와 싸우려면 악마가 되어야만 한다는 자조. 애처롭지만 그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