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FTA 비준을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에 가려 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과 경위들에 의해 접근할 수 없었다. 이어 김 의원은 “역사가 두렵지 않으냐”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질타하다 의장석 아래에서 최루탄을 깠다. 이어 바닥에 흩어진 최루가스를 모아 집어든 김 의원은 단상위의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향해 뿌렸다.
언론은 김선동 의원의 최루가스 투척을 대서특필하며 민주노동당의 폭력성을 다시 부각하기 시작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선동 의원은 오히려 담담해 보였다.
날치기 처리가 끝나고 본회의가 산회하자 야당 기자회견에 나온 김선동 의원은 “이토 히로부미를 쏜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윤봉길 의사의 심정으로, 우리 대한민국 서민을 짓밟고 서민의 운명을 깔아 뭉게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게 참을 수 없었고 묵과할 수 없었다”며 “이후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도 최루가스를 뒤집어 써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이어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력한 소수야당이지만, 한사람의 국회의원으로서 역사와 국민 앞에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선동 의원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어떻게 두 눈 뜨고 용납할 수 있겠느냐”며 “이보다도 더 한 일이라도 하겠다. 제 목숨을 바쳐 한미 FTA 무효화할 수 있다면 기꺼이 제 목숨이라도 바치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의원은 또 “망국적이고 매국적인 한미FTA가 절대로 통과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 어머님 아버님 지금도 전남 고흥에서 농사를 짓고 있고, 저희 형제들이 부산에서 서울에서 자영업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 땅 서민들의 앞날을 가로막고, 이 땅 서민들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이 희대의 매국적 협정에 대해 저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날치기가 끝나고 야당 의원들 의총에서 김선동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 의원은 “제가 잘못한 것, 처벌받을 일 있다면 받을 것이지만, 하나도 무섭지 두렵지 않다”며 “기꺼이 처벌받겠습니다. 어떠한 것도 받겠지만 국민여러분이 한미 FTA만큼은 여러분의 힘으로 무력화 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김선동 의원은 지난 4·27 재보선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선동 의원은 특히 1985년 고려대 물리학과 3학년 재학중 서울 주한 미문화원 점거농성을 벌이다 제적된 바 있다. 그 이후 건설노조원으로 플랜트 건설현장에서 배관조공으로 일하고,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직을 거쳤다.
한편 트위터 등에선 “민주당 의원 중 김선동 의원 만큼 결기를 가진 의원이 열명만 있었어도 이런 수모는 없었을 것”, “보수 언론들이 김선동 의원의 최소한의 저항적 정당방위를 폭력으로 부각시키며 날치기 물타기 하고 있다”,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던진 것도 잘못했지만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 시킨 것에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등 김선동 의원지지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