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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前 엔지니어, “수백가지 화학물질 썼다”

독성 약품 수시 사용, 유기용제·가스 누출사고 빈발...한겨레 인터뷰서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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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15일 오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오랫동안 가스와 유기용제 사고가 자주 발생했으며 회사 쪽이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퇴직 엔지니어의 증언을 보도했다. 한겨레와 인터뷰 한 김상필(가명)씨는 삼성전자 기흥공장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이 공장에서 근무했다.

  지난 2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2007년 9월 백혈병이 발병해 치료를 받다 숨진 23세의 고 박지연 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소속 회원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김상필 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혀 쓴 적이 없다고 밝힌 이소프로필알코올 같은 독성 물질을 엔지니어들이 ‘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 작업대 세정용으로 수시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삼성전자 기흥공장이 1998년께 아이에스오(ISO) 인증을 받았을 때처럼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관련 독성 물질을 모두 감춰 놓기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인터뷰에서 “재직 때 유기용제와 가스 누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많을 때는 한 달에 두세 차례 사고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워낙 마감에 쫓기다 보니 누출 사고 때 감지 장치가 울리면 그냥 끄고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안전기준을 안 지키고 작업을 진행한 적이 많았다”며 “회사 중간 관리자들은 그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도 “삼성전자에 다니는 동안 잘 모르는 수백 가지 화학물질을 공장에서 썼다”며 “나도 (병에) 걸릴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기흥공장의 5라인과 에스(S)라인을 30여분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공신력 있는 국내외 연구기관 및 학술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백혈병 등의 발병 의혹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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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자

    이소프로필 알코올이 독성물질인지요? 독성이 있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전혀 모르던 사실인데요.

  • 해민

    독성이 메탄올 보다는 작고 에탄올 보다는 크다고 하네요. 메탄올, 에탄올, 이소프로필 알콜 100% 성분은 반도체 공정에서 거의 "물"처럼 사용하고.. 기사에서는 "스테이션(정확하게 Wet station)"에서 사용한다고 했는데, 이들 약품은 wet station 이외의 공간에서도 "물"처럼 많이 사용하지요. 반도체 장비 딱는데도 사용하구요.. 참고로 정상적인 Wet station은 보통 안정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 해민

    추가로.. 앞서 지적했듯이 반도체 노동자들은 메탄올,에탄올, 이소프로필 알콜 등은 물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은 MSDS에(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면 "주요한 건강위험성: 호흡기도 자극, 피부 자극, 눈 자극, 간 이상, 중추 신경 계통(에탄올의 경우)"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흠칫 놀라기도 하지만.. 평소 물처럼 사용했기에.. MSDS 내용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MSDS에서 와 같이 주의하면 보통 "초보자"로 취급받는 풍토도 있지요.
    이소프로필 알콜 MSDS는 http://orac.tistory.com/385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