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5시30분 집중집회는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이 아닌 굴뚝이 올려다 보이는 예전만 입구에서 시작됐다.
지난 26일, 농성 3일만에 현대중공업 경비의 방해에도 가까스로 올려보낸 약간의 먹을거리는 이미 동이 났고 29일 고공농성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다시 먹을거리를 올리려는 대책위의 시도가 있었다.
이번엔 현대중공업 경비, 한번 속지 두번은 속지 않는다는냥 집회가 시작되면서 굴뚝에서 외줄을 내려보낼 지점에 선수쳐 진을 쳤다.
외줄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손에 잡힐듯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다 대책위의 손에 잡혔지만 달려든 경비, 그 경비떼를 막으려는 집회대오와 경찰이 섞여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와중 술 냄새를 풍기며 죽기살기로 굴뚝으로 먹을거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는 경비는 집회 참여자와 경찰까지 마구잡이 구타하는 위력을 과시했고 결국 첫 시도는 실패했다.
집회대오 여기저기서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먹을거리를 올려야 한다. 6일째 바람막이 하나 없이 추위에 떨며 먹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저체온증이 왔을 땐 정말 위험해진다"며 애태웠다.
또 한편에선 "사람 생명을 놓고 현중 경비는 어떻게 저런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지, 거기다 우리의 적이었던 공권력마저 농성자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먹을거리 공급을 보장하려 하는데 경찰마저 박살내고... 말로만 듣던 현대자본의 무지몽매한 악랄함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홍우 동지가 왜 투신을 했는지, 이영도, 김순진 두 동지가 목숨을 담보로 해야만 이 투쟁에 현대자본이 듣는척이라도 한다는 것에 분노스럽지만 그만큼 우리의 단결 연대의 힘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진다. 그래도 여기 모인 사람들이라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희망이기도 하다"며 꿋꿋하게 이 투쟁 계속해 나가리라는 의지를 다졌다.
또 한번의 생명줄 연결 시도, 이번엔 외줄을 둘러싼 방어를 집회대오와 경찰이 가까스로 해내고 줄 끝에 먹을거리와 휴대폰 배터리가 담긴 가방을 묶었으나 외줄이 올라가면서 굴뚝 중간에 잠복해 있던 경비에 의해 잘려버렸다.
황급히 대책위는 굴뚝 농성자들과 휴대폰 연결을 시도했으나 두 사람의 배터리 잔량이 없어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날 집회를 시작하면서 TRS(무선통신시스템)를 연결해 민주노총울산 이영도 수석부본부장과 현대미포조선 '현장의소리' 김순진 의장의 목소리가 집회 사회자의 마이크를 통해 울려 나왔다.
두 사람은 집회 참여자들에게 연말인데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을 쪼개 농성장에 와 준 것을 외려 고마워하며 조금만 더 힘내서 이 투쟁이 다시금 발단이 되어 만연한 자본의 현장탄압에 맞서 노동운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집회가 끝났을땐 이 TRS도 굴뚝이 아닌 땅 위 대책위 손에 있었다.
'이젠 굴뚝 위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두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신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 경찰 팔을 잡고 있고 [출처: 울산노동뉴스] |
▲ 집회 참여자의 목을 향해 있으며 [출처: 울산노동뉴스] |
▲ 굴뚝으로 올려질 생명 줄을 갈취하고 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