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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진보후보 단일화 논의 또 결렬, 회의내용 비공개

민주노총·진보 5당·한상균 선본 대표자 회의 열려...차기 회의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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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의가 무산된 진보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가 재개됐지만 또다시 합의에 이르지 못한채 마무리됐다. 경선 방식을 놓고 다른 방안이 제출됐지만, 여전히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참가 단위들은 이번 회의 내용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

현재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의당, 진보당) 그리고 한상균 노동자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는 ‘대선공동대응기구’를 운영 중이다. 이들은 지난 12월 말까지 후보 단일화 합의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 직접 투표와 여론조사 등의 경선 방식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7일엔 대표자들이 참석해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갔음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출처: 윤지연 기자]

대표자들은 이날 오후 1시 민주노총에서 대선 후보 단일화 성사를 위한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상균 한상균선본 후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약 3시간 30분 간의 장시간 회의를 이어갔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회의가 끝난 후, 내용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7일 “대선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각 당 및 후보 측의 진전된 입장을 확인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라며 이후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차기 회의는 오는 9일에 열리며, 실무 책임자들이 참석해 논의를 이어간다.

특히 참가 단위들은 이날 회의에서 오간 경선 방식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양수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워낙 민감한 문제이고 책임을 무겁게 지는 회의기도 하다”라며 “자칫 책임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고자 비공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를 못 이룬 이유에 대해서는 “후보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여전히 차이를 좁히지 못한 부분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대표자들이 공개하지 않기로 해 언급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다시 모였지만, 이견은 좁히지 못해

한편 회의에 앞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진보 정치의 단결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직전 회의였던 지난달 29일에는 민주노총이 ‘직접투표와 여론조사 7:3’ 비율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의당이 지난달 회의까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했고, 참가 단위들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회의가 무산됐다. 이후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6일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 회의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자며, 7일 예정된 실무책임자 회의를 대표자회의로 소집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영국 대표는 “후보 단일화 논의는 불평등·차별에 신음하고 기후위기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한 논의였다. 원내 의석을 가진 우리들이 더 열린 마음으로 노력해야 했지만 부족했다”라며 “오늘 회의가 기득권 양당 성벽을 허무는 출발점이 되도록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라고 밝혔다.

[출처: 윤지연 기자]

나도원 노동당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윤석열과 이재명 대선후보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불평등 고착 사회, 생태 파괴 사회를 바꾸는 대안을 얘기할 수 있는 진보정당과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라며 “어쨌든 같이 모였으니, 국민과 노동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대선뿐 아니라 상호 확장적인 상호 연대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종회 대표는 “현재 선거, 정치 지형은 노동 배제적으로 짜여 있다.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진보 5당이 연대연합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측면에서 정치적·경제적 계획이 제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기득권 보수 양당의 낡은 정치를 몰아내자”라며 “지난 10년간 진보정치의 분열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짙은 어둠을 드리울 수 있는지 봤다. 조금 더 기다려달라는 말을 반복하지 않도록 이번 대선에서 하나 된 힘을 크게 모아내고 싶다”라고 전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7년 6개월이 지나면 지구 온도가 1.5도가 상승한다. 대통령 선거를 두 번 하면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한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자본의 탐욕이 지구를 삼키고, 노동자 민중을 삼키는 이런 시대에 자기 당의 지지율 1~2% 올리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같이 뜻과 마음을 모아 함께 단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상균 한상균선본 후보는 “(한국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나라가 됐다. 어렵지만 우리가 새롭게 첫발을 떼지 않으면 파열구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이 자리가 광장의 분노로 직접 정치로 모아내는 계기가 된다면 이 합의야말로 진보정치 역사의 합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진보 진영의) 대립 관계를 경쟁의 관계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경쟁의 관계는 경연이라고 생각했다. 조합원과 민중들이 동의하는 한국 사회 설계를 ‘경연’을 통해 설계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 문경락

    한편 회의에 앞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진보 정치의 단결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직전 회의였던 지난달 29일에는 민주노총이 ‘직접투표와 여론조사 7:3’ 비율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의당이 지난달 회의까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했고, 참가 단위들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회의가 무산됐다. 이후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6일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 회의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자며, 7일 예정된 실무책임자 회의를 대표자회의로 소집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