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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년·학생 시국선언 원탁회의] |
19개 청년·학생 단체가 결합하고 있는 ‘청년·학생 시국선언 원탁회의’(원탁회의)는 23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세대’를 말할 때, 청년은 ‘시대’를 말한다. 자본주의가 낳은 불평등과 사회 위기가 우리가 놓인 조건”이라며 시국선언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청년을 세대의 틀로만 보는 ‘세대론’이 청년 세대의 다양한 정체성과 삶의 조건을 오직 나이의 문제로 치환한다고 지적했다. 원탁회의는 “청년세입자와 임차인의 관계, 청년 노동자와 사용자와의 관계, 청년 여성과 청년 남성의 관계,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와의 관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는 자연적인 나이의 많고, 적음의 문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권력 관계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세대론’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당은 “청년 세대가 놓인 나이 외의 사회적 관계와 조건을 은폐하며, 자신들이 청년들의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세대론을 활용”한다며 이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이 남자’와 ‘이 여자’의 프레임으로 또다시 되살아났다”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봄 성공회대 노학연대 모임 ‘가시’ 활동가는 “최근 민주당에서는 보궐선거 패배 원인으로 넘치는 페미니즘을 지목했다. 다시 여성 군 복무, 군가산점제도를 꺼내 20대 남성들의 마음을 잡으려 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탓하면 쉽다”라며 이는 “청년 세대 사이에 소모적 갈등이 생기면 기득권인 50, 60대는 쏙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 양당은 청년 세대의 갈등을 부추기지만 정작 청년들이 마주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공정과 능력주의 이면의 ‘불평등’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청년 담론이 된 공정과 능력주의의 이면엔 계층과 불평등이 존재한다고도 강조했다. 원탁회의는 “이미 교육 기회가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는 현실이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저소득층 가정의 청년들은 공정한 경쟁을 경험하지 못한다. 수억의 기본 자산이 있어야 가능한 ‘영끌 신화’ 역시 일부 청년들에게만 허용된 기회”라며 “이는 명백하게 청년 세대를 정치적으로 소비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공현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활동가 역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회의 문제점과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청년들이 힘들지 않게 위해서는 입시 경쟁 교육을, 서열화된 대학을, 시험성적과 학력에 따른 차별을 바꿔야 한다. 대학을 평준화하고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 고통스러운 취업 경쟁과 생계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복지 제도를 만들고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정치세력들이 청년들을 핑곗거리로 삼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의 문제도 세대 담론과 공정 담론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됐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한빛 활동가는 “모든 것을 이윤에 따른 가치로만 평가해 소수자를 내팽개쳤던 자본의 질서, 소수자의 삶을 외면하고 이들이 받는 차별을 은폐하거나 부추기는데 앞장섰던 보수 양당 정치의 질서, 이길 수 없는 경쟁으로 수많은 이들을 밀어 넣는 질서를 멈추지 않고서는 인간다운 삶을 꿈꿀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아 군에서 강제 전역 처분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의 최근 49재를 언급하며 “트랜스젠더도 자기 자신을 발휘해 살 수 있는 인간다운 삶을 꿈꾸겠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불평등을 말하지 않는 허구적 정치 행위 중단하라”
서울대학교 진보학생네트워크 ‘AO’의 박시현 활동가는 “우리는 자본의 질서를 넘어 생태, 젠더, 계급 모순이 철폐되고 권리의 보편적 보장이 이뤄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주의와 정치라는 도구를 사용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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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년·학생 시국선언 원탁회의] |
끝으로 원탁회의는 “‘세대가 아닌 시대를 보라’라는 요구는 청년 세대가 처한 사회적 조건, 자본주의, 기후위기, 비정규직화, 젠더 차별, 소수자 차별, 자산과 교육 등에서의 ’불평등을 말하지 않는 허구적 정치 행위‘를 중단하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시국선언은 지난해 11월 ‘대학생민주화를 위한 연석회의’가 제안한 ‘청년학생운동 새판짜기’ 포럼에서 제안됐다. 원탁회의는 지난 6일 시국선언 취지에 동의하는 100인의 성명을 발표한 후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30일까지 1천 명의 시국선언자들을 모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시국선언 공동제안문
밀레니얼(20세기 말~21세 초 탄생 세대) 세대가 요구한다. 지속불가능성에 반대를! 공존과 평화, 평등을 위한 대전환을!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도, 보수양당(민주당, 국민의힘)이 유일한 정치적 선택지로 남은 지금, 기후위기/주거불평등/젠더불평등/계급불평등의 진정한 대안은 국회와 청와대의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학생 사회는 공정성과 능력주의를 필두로 아주 빠른 보수화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혐오, 차별, 불평등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진보적 정치 지향성을 바탕으로 활동해온 김건수 외 100인은 공동으로 아래와 같은 요구를 바탕으로 청년(밀레니얼)의 시국선언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 지구의 수명이 8년 남은 지금, 탄소 중립을 넘어선 탄소 제로, 즉 자본주의 산업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자본에 또 다른 수익 창구를 보장하는 '그린뉴딜'이 아닌, 민주적/사회적 통제에 입각한 정의로운 전환이어야 한다.
- 비정규직 1000만 시대. 비정규직은 또 하나의 계급이고, 여성-소수자-이주민-빈곤층을 효과적으로 착취 및 수탈하기 위한 자본의 기획이다. 차별을 통해 이익을 축적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우리 삶과 적대적이다.
- 오늘의 중산층, 남성중심의 공정성은 여성억압, 백래쉬에서 기원을 찾는다. 여성과 남성은 능력적으로 불평등한 존재라는 인식하에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평등 장치를 오히려 역차별이라 공격한다. 하지만 여성에겐 공정을 위해 먼저 평등이 필요하다.
- 주거 정책의 실패는 자본주의, 시장주의의 실패이고, 특히 금융자본주의화 된 현재 세계자본주의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재앙이었다. 금융자본의 투기로 인한 부동산 버블이 노동소득을 앞질러, 부동산 자산의 유무로 인한 불평등이 고착화 되었다. 일부 이들이 영끌과 빚내서 투자로 부동산 소득을 얻고자 하지만, 실상은 금융시장만 호황일 뿐 독점자본의 이익만 높아지고 있다.
- 오늘날 차별과 착취,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자본주의 모순을 제거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했다. 이로 인해 불평등과 사회 위기가 고조되었고, 코로나19는 이러한 추세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제도 정치는 거짓된 보수-진보 구도로 각색되어 청년과 민중에게 도움되지 않는 기득권 정치로 퇴색했다.
공동제안자 100인 일동
정영교, 조형우(대학생), 김건희(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이산하(대학생·영상 프리랜서), 안지완(학생), 강옥조(인천대학교 학생),김지형(인천대 페미니즘 모임 젠장), 정혜욱(인천대학교), 최정오(학생), 창준(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이주헌(단국대학교 철학과 2학년), 강건영(건국대/학생), 이건혁 (단국대학교), 한진우(단국대학교 철학과), 홍류서연(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은서(학생), 김서연(대학생), 김현수(숭실대), 박의현(프리랜서), 오혜성(사회변혁노동자당), 문성웅(한사)(한신대 학부생), 강지우(한신대학교 학생), 송해주(직장인), 송민재(충북대학교), 정하늘(변혁당), 박상헌(성공회대), 유원진(대학생), 노승혁(권리찾기유니온), 곽서린(대학생), 박정웅(한신대학교 세월과 빛), 안규용, 윤태주(서울대학교), 은혜진(기자), 김한주(금속노조), 정초하(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서울대 진보학생네트워크 A0), 이대영(한신대학교 민중신학회 학생), 손지연(대학생), 허성실(사회변혁노동자당), 이주용(사회변혁노동자당), 박건진, 남믿음(학생), 정우재(노동정치사람 청년사업팀), 이도영(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 최서영(인천대 학생), 김현서(대학원생), 변현준(학생, 서울대정의당 학위), 이선준(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남윤지(학생), 남예형(A0소속 학부생), 박도형(대학생), 안예린(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노현영(노동정치사람 집행위원), 강한성(노동정치사람), 배민혁(노동정치사람 회원, 대학생), 이수완(학생), 김주희(노동정치사람), 김원(노동정치사람), 이세진 (노동정치사람), 주혜진(동국대 맑스철학연구회 동아리 소속), 서성우(동국대학교 재학생), 우현길(일반직장인), 노현민(노동정치사람), 목은수(학생), 박예준(노동정치사람), 김가람(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류수경(인하대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인페르노), 류지인(동국대 맑스철학회), 김규림(튤립연대), 문영(인하대 페미니즘 모임 인페르노), 이다희(노동정치사람), 김승연(학생), 잿녹(튤립연대), 하다움(학생), 장길남(변혁당), 김림(대학생), 채원, 박시현(대학생), 박경석(청소년 노동자와 함께하는 뚜벅이 상담실장), 윤종훈(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김선재(변혁당 / 대학생), 김현수(행동하는 이화인), 사민재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보성(고등학생/변혁당), 김연우(튤립연대), 이수현(예수더하기, 대학원생), 심승미(예수더하기, 버들다리), 김중연(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예수더하기 / 전도사), 전효주(대학생), 최건희(감리교신학대학교), 조민영(인천대 페미니즘 모인 젠장), 김건수(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생연석회의), 이재현(서울대 진보학생네트워크 a0), 김정호(단국대 새벽), 최재원(단국대 새벽), 김경민(감신대 예수더하기), 강미리(학생), 이인섭(한신대학교), 백소하(대학생), 남지수(대학생), 박성민(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김지훈(건국대학교), 아현(가다: 가톨릭대 다시 인권을 찾으러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