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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적 요구에 대해 토론하고,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을 공론화하자!

[기고] ‘현시기의 과도적 요구’ 토론회를 개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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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공황이 발발한 지금, 실업과 해고, 부동산 가격 폭등, 늘어가는 부채 등으로 민중의 삶의 문제는 나날이 악화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권의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1월 3일에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역대 최저치인 34.1%를, 부정평가는 61.7%를 기록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얼미터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6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정세 속에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1월 16일 토요일 14시에 ‘현시기의 과도적 요구’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장소는 코로나19 유행 관계로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토론회의 취지는 현 정세에서 사회주의세력이 문재인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나서기 위해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며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과도적 요구의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지금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해야 하는 이유

① 이제 사회주의세력이 문재인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나서야 한다

현 정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재인 정권은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등장하였지만 촛불집회에서 제기된 요구를 실현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하여 문재인 정권이 집권 초기에서 지자체 선거 시기까지 누리던 높은 지지율은 반 이상 줄어들었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더 이상 폭락하지 않았던 유일한 이유는 수구세력이 잔존하면서 갖은 시대착오적 망발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21대 총선에서 수구세력의 일부 정리로, 지겹던 수구세력과 자유주의 세력 사이의 지리멸렬한 공방은 마침내 끝났다. 문재인 정권은 본격적으로 평가의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더 이상 수구세력을 탓하거나 수구세력과 대비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미룰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의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실제로 현재 문재인 정권은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문제로 그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2020년에 세계대공황이 발발하였다. 2019년에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가 시작되고 이것이 장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세계대공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급속히 악화시키는 방아쇠(trigger)의 역할을 함으로써 2020년 세계대공황이 발발했다. 이것은 한국의 기존질서를 뿌리째 흔들게 될 것이며 이 역시 문재인 정권의 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요컨대 민중들은 앞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보다 엄격하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댈 것이다. 또한 민중들은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기대를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민중들은 더 이상의 미련을 접고 본격적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세는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세력으로 나설 각오로 활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악화일로에 있는 민중의 삶의 문제는 대부분 자본주의체제가 만들어 낸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의 해결은 자본주의와의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 모두 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가 정치 세력으로서 자본주의체제에 손을 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해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대안세력으로서 투쟁, 발전해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반자본주의를 기치로 내거는 사회주의세력밖에 없다.

한국사회는 촛불집회 이전에는 우로의 선회만을 되풀이 해왔다. 이제는 정반대의 방향, 좌로부터 대안이 나와야 한다. 이제 사회주의세력이 문재인 정권 이후의 대안세력으로 나서야 한다.

② 과도적 요구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이와 같이 대안세력으로 등장하기 위해 사회주의세력은 기존의 사회주의 선전 보급 활동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대오를 형성하고,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하는 수단이자 하나의 방편으로 최대강령 수준의 요구뿐만 아니라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고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민중이 내거는 요구들 중, 임노동제의 철폐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수단의 사회화 요구처럼 자본주의의 틀 자체를 넘어서는 요구를 최대강령적 요구라 하고, 노동력의 판매가격인 임금의 인상요구처럼 그렇지 않은 요구를 최소강령적 요구라 하는데, 과도적 요구란 그 자체로는 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요구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이러한 요구로 발전해가려는 전망 속에서 제출되는 요구다. 예를 들면 은행과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는 그 자체로는 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최대강령적 요구가 아니지만, 투쟁의 발전 속에서 주체의 노력에 의해 생산수단의 사회화라는 최대강령적 요구로 접근발전해갈 수 있는 ‘과도적인’ 요구이다.

그렇기에, 과도적 요구는 지금처럼 객관적 조건은 노동자, 민중이 자본주의체제에 반대하는 의식과 행동으로 나서게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데 노동자, 민중의 주체적 상태가 객관적 조건에 맞는 높은 수준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실제로 낮은 주체적 상태와, 객관적 위기에 조응하는 주체적 상태 사이의 간극, 격차를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과도적 요구의 제시를 통해 노동자계급의 의식을 자본주의자체에 대한 명확한 의식으로 발전시키고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반대 투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을 초과하는 주택의 몰수 요구는 토지와 주택의 사적 소유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문제의식을 급속하게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 시기에 과도적 요구는 주체적 역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세력이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 마련한 과도적 요구의 내용

그래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에서는 사회주의 대오 추진모임 단계에서부터 수개월간 여러 준비 및 내부토론을 거쳐 과도적 요구를 마련하였다(과도적 요구의 전체 항목과 내용은 https://socialistforces.kr/transition-program-by-socialistforces/를 참고).

과도적 요구 중 일부 인상적인 내용을 소개하면, 먼저 현재의 세계대공황 정세에서 노동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일자리 문제일 것인데, 과도적 요구는 ‘제1의 과도적 요구, 최소한의 삶의 조건,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 부분에서 해고와 실업, 비정규직화의 주범은 자본주의라고 하면서 △해고 금지 △비정규직의 철폐 △공공부문의 대폭적인 확대를 통한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의 창출 △주30시간으로의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구체적 요구로 제기하고 있다.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 노동자통제의 실시, 기업의 운영과 관련한 경영 정보의 완전한 공개’에서는 오늘날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고, ‘은행과 기간산업 부분이 생산의 사회화가 가장 고도로 진행된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부터 사회화 조치를 취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회화 조치는 자본가 정권이 수행하는 돈벌이를 위한 국유화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통제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사회화된 부분의 운영과 관련된 정보를 완전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지국유화와 1가구 1주택 초과 주택소유의 몰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에서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원인은 문재인 정권이 ‘투기를 잡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을 취했’고,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때문임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하에서 토지 가격과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자본론’의 내용을 적용하여 설명하면서, 토지와 주택의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않고 부동산 가격 폭등과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토지공개념 정도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구체적 요구는 토지를 국유화하고, 1가구 1주택을 초과하여 소유하는 주택을 몰수하는 것이다.

‘생태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 기후위기의 해결과 탈핵’에서는 현재 생태문제의 원인은 자본주의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요구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 대비 50%로 감축, 2050년까지 완전한 배출 제로 달성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천연가스를 포함한 모든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국유화 및 노동자 민중의 통제, △철강산업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공법으로의 전환 △공공교통의 완전한 공영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개편 및 무상화 △야간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 감축을 제시했고, 탈핵을 위한 요구로 △핵발전 중단, △기만적인 공론화 반대를 구체적 요구로 제시하고 있다.

‘여성억압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에서는 한국에서 여성억압에 맞선 투쟁이 고양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여성억압의 근본원인이 자본주의에 있다는 것을 밝힌 후, 구체적 요구로 △부모 모두 육아휴직 의무화, △보육시설 확충, △임부 요청에 따른 임신중지권 보장 및 임신중지시술 의료보험 적용과 무상화, △성형수술 및 다이어트 컨설팅 관련 상품 광고 전면 금지를 제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심화’에서는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소환제 도입, 민중에 의한 직접 헌법개정권, 입법권 도입, 민중에 의한 직접 형사소추권 도입,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

1월 16일, ‘현시기의 과도적 요구’ 토론회,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을 공론화하자!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는 이러한 과도적 요구를 적극 공론화하고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2021년 1월 16일 (토) 14시에 ‘현 시기의 과도적 요구’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장소는 코로나19 유행 관계로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토론회의 취지는 ①토론회를 통해 현시기 과도적 요구와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선전한다. ②토론을 통해 과도적 요구의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고 과도적 요구의 구체성과 긴장감을 높인다. ③토론회를 통해 사회주의세력이 조합주의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사회주의 활동을 전면화하려는 의지를 대중적으로 밝힌다. ④문재인 정권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과 분노가 고조되고 대안을 찾는 정세에 사회주의 세력이 당면한 정세에서 실현하려는 대안 사회의 상을 대중적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주발제자로 성두현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이, 보조발제자로 박준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이 나설 예정이며, 토론자로는 이진영 노동자의 책 대표, 조태욱 헬조선변혁추진위원회 연대사업위원, 황종원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보았듯이 과도적 요구는 현시기 사회주의세력이 사회주의적 선동과 투쟁을 적극화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적인 방편이다. 과도적 요구를 제시하고 투쟁하는 것은 사회주의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이제 사회주의세력이 과도적 요구의 내용에 대해서 활발하게 토론하고, 과도적 요구를 내건 투쟁을 적극 공론화해 나갈 때이다. 1월 16일 토요일 14시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주최 ‘현시기의 과도적 요구’ 토론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