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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50주기…“이 시대의 전태일, 비정규직이 나선다”

“재벌 곳간에 1천조 쌓일 동안, 기계보다 못한 삶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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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태일 열사 50주기 당일,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행진에 나선다.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비정규직공동투쟁’은 5일 오후 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행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태일 50주기이지만 “30대 재벌들의 곳간에 사내유보금이 1천조 원이 쌓이는 동안, 노조에서도 가입하지 못한 절대다수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해고되거나 일하다 죽거나 오늘도 최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헤매며 기계보다 못한 삶을 연명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노조할 권리’는 팽개치고,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발전소 하청 노동자, 쿠팡, 현대건설기계 하청 해고노동자, 특수고용 학교방과후강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함께했다.

김미숙 고 김용균 어머니는 기자회견에서 “50년 전 전태일 열사께서 자신을 불살라 산화하며 우리들 가슴깊이 새긴 진귀한 뜻을 끄집어내고 행동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현장 인력이 없어 급하게 투입되지만 않았더라면,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았더라면, 2인1조로 이루어졌더라면, 밝은 조명이 있었더라면, 급박할 때 기계를 멈출 권한이 있었더라면, 목숨을 지킬 28번의 시정요구를 원청이 받아들였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망사고는 애당초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성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 김용균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노동 존중’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온갖 정책을 내놓았지만, 저와 김용균 동료들은 여전히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며 “이번 21대 국정감사에서 정부 이행점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2인 1조’로 투입한 인원은 또 다른 계약직 노동자로 임금은 설계 상과 다른 연장, 야간, 휴일 근무를 해도 2천 7백에서 3천만 원 최저임금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내일이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농성한 지 100일째가 되는 박성훈 현대건설기계 하청 서진이엔지 해고노동자는 “1년 전 서진노동자들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인간답게 살아보고자 집단으로 노조에 가입했다. 이에 원청인 현대건설기계는 서진의 물량을 정규직으로 넘기고 외주업체로 빼돌렸다”며 결국 “서진 대표는 원청과의 교감 후 하계휴가를 앞두고 폐업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대량의 명확한 증거를 제출하며 불법파견 진정을 넣은 지 어느덧 3개월이 다 돼 간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에서는 아무런 답변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양윤숙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학교현장 노동자들은 차 심부름과 관리자의 손님을 위하여 과일 예쁘게 깎기, 배식 대신 받아주기 등의 요구도 받고 있다”며 오는 6일 돌봄 파업을 시작으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경희 학교방과후강사는 “3년 전 노조를 결성해 477일 만에 노조필증을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았다. 필증 한 장을 받기 위해 두 번의 삭발을 했고, 노동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100가지 이상 고용노동청에 제출”했음에도 “교섭이 가능한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노조법 2조 개정에 앞장설 것을 선포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11.13 전태일들의 행진’은 13일 오후 2시 평화시장 전태일 다리에서 출발해 청와대까지 행진한다. 같은날 오전 9시 30분 마석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 앞에서는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 문경락

    그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현장 인력이 없어 급하게 투입되지만 않았더라면,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았더라면, 2인1조로 이루어졌더라면, 밝은 조명이 있었더라면, 급박할 때 기계를 멈출 권한이 있었더라면, 목숨을 지킬 28번의 시정요구를 원청이 받아들였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망사고는 애당초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