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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차 확산 “지금 상태면 병상 일주일 내 포화”

보건의료단체 “민간병원에 병상·인력 확보 위한 집행 강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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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6일 연속 세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해 의료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정부 대책이 부재하다며, 지금이라도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중환자 병상 총 339개 중 입원 가능 병상은 85개로 병상가동률은 58.1%(17일 20시 기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보건의료연합)은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민간병상 활용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공공병원은 이미 전담병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양적·질적 한계로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며 “당장 정부가 민간병상 활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권에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 인프라가 존재하지만 민간병원이 거의 역할을 하지 않아 3~4월 대구·경북처럼 확진자가 입원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민간병원이 비응급환자 진료를 미루고 병상과 인력을 확보하도록 집행을 강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단체는 “무엇보다 음압 중환자실을 확보해야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며 “수도권 중환자 병상 85개는 지금처럼 하루 200명씩 발생하면 일주일 안에 포화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병상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지자체·국가 차원의 코로나19 대책 및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 “조사 결과 2차 팬데믹 예상 감염률 규모에 맞게 병상을 추산해 준비하고 있는 곳은 대구시뿐”이라며 “다른 지자체의 경우 2차 팬데믹에 대한 예상 대책을 아직도 준비하지 않았거나, 있다 하더라도 병원 측에 병상 확보 계획을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의료연대본부는 지난달 말부터 2주 동안 8개 ‘코로나19 전담병원의 2차 코로나19 유행 대비 방안’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어 “현재 의료연대본부가 조사한 8개 병원에서도 어떤 순서로 일반 병동이 코로나 병동으로 지정될지 병원 자체 비상 계획만 가지고 있을 뿐, 지자체 ·국가 차원에서의 거시적인 계획과 매뉴얼, 시뮬레이션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럴 때 갑작스레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기존 중환자는 어디로 전원해야 할지 빠른 시간 안에 대처가 불가능하다”며 “위급한 상황 및 치매 환자, 정신질환 환자, 거동과 식사가 혼자 불가능한 환자, 의사소통이 안 되는 외국인 환자, 임산부 등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한 대처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연대본부는 “정부는 확산세가 잦아든 지금이 공공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설립의 기회임을 알면서도 공공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계획을 추경예산에서도, 한국형 뉴딜 계획에서도 포함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다시 공공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계획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사 교육 필요…“인력 공백은 정부가 신규 채용해야”

두 단체는 간호 인력 확보의 필요성에도 입을 모았다. 보건의료연합은 “병원의 숙련 간호사를 중심으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즉시 교육·훈련을 시켜야 한다”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는 기존 중환자실보다 4~5배의 간호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간호사 대상 중환자 교육·훈련으로 공백이 생기는 병동 간호 인력은 정부가 책임지고 신규 채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료연대본부는 “70%의 간호 인력이 파견인력이었던 대구동산병원에서는 60병상에 간호사 3명이 근무하는 등 최악의 노동조건을 강요당했으며,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못해 환자의 폭행과 무방비로 감염에 노출된 사건이 1차 팬데믹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일어났다”고 1차 유행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사 결과 “대구·경북지역 코로나 일반 병동의 경우 신규 간호사, 파견 인력, 막 임관을 마친 간호장교가 마구잡이로 투입됐다”며 “활력 징후 체크, 물건 정리, 청소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반대로 중환자실에는 대응할 숙련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벤틸레이터(인공호흡기), 이크모(체외막형산화기), 투석 등의 필수 장비와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담 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인력준비대책을 발표한 대구시도 간호 인력 2천416명을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를 합친 인력”이라며 “중환자실 235개, 일반병상 707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보다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의료연대본부는 숙련 간호 인력 확보를 위해 “지금 당장 중환자실 간호 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이렇게 충원된 간호 인력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중환자실 인력 확충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배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