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각) 국제제조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지 노동자들의 파업이 100개 이상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대통령 사퇴와 함께 회사 경영진이 폭력적인 경찰의 억압으로부터 안전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벨라루스 노동운동은 전투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럼에도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파업은 산업 중심지로 확산되고 있다.
![]() |
[출처: DemocracyNow!] |
파업에 가세한 노동자들은 지하철 공사부터 정유공장, 차량 제조기업이나 전자제품 생산기업 등 다양한 부문을 망라한다. 17일에는 국영기업 노동자들도 파업과 시위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9일 실시된 대선 결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6선에 성공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뒤 수도 민스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에 참가한 벨라루스인들은 이번 선거가 부정하게 실시됐다고 보며 루카셴코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퇴와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강경 진압을 고수하며 7천 명 이상이 체포되고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일시적으로 구금됐다가 석방된 시위대에 따르면, 교도소 내에는 고문과 구타, 학대 등 폭력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칼라지 지민 벨라루스독립노조(BNP) 전 의장 등 주요 노동운동 지도자도 구속하고 접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외부 세력이 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파업이 지속될 경우 국내 산업을 미국과 유럽연합 등 외세가 잠식할 수 있다며 직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16일(현지 시각) 부정선거 반대 시위는 현재까지 최대 규모인 2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친정부 시위를 조직했으나 반정부 시위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벨라루스에선 소련이 해체된 뒤 1994년 처음 실시된 선거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승리한 뒤 26년 간 집권해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