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필자] |
그런 내가 7월 1일, 서울행 첫 기차를 탔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를 참관하기 위해서다. 기차에서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남겼다.
“[노동계는 코로나 위기로 인한 매출 급감 등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에서 근로시간 단축,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이에 적극 협력한다.]
동지들,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조조정을 열어주는 합의를 하려고 합니다. 많지 않은 숫자지만 전국에서 조합원들이 이 합의를 막아내고자 서울로 가고 있습니다. 저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싸우고 오겠습니다. 투쟁!”
KEC는 노조파괴로 악명 높다. 342일간의 파업과 그보다 더 길었던 직장폐쇄, 30억 원의 징벌적 손배는 저들의 악랄함이 어땠는지 보여준다. 회사는 올 4월부터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렵다며 무급휴직과 연차사용을 강요했다. 어용노조는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데, 오히려 회사의 손발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 |
[출처: 금속노동자] |
KEC는 최저임금 사업장이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쓰다 보니 30년 일한 노동자보다 3년 일한 노동자가 임금이 더 많다. 신규 투자 없이 외주화가 계속돼 노동자는 줄어 간다. 구미공장에 일부러 물량을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2020년 임단협을 앞두고 회사는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렵다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KEC는 2010년 노조파괴 계획으로 친기업 노조가 설립됐고 그들이 다수노조다. KEC지회는 소수노조라는 이유로 교섭과 각종 회의에서 배제되고 있다. 어용노조는 ‘회사가 돈이 없다. 어려운 시기 파업하면 다 죽는다. 근로시간 변경 휴업 등 협력하자’고 한다. 회사는 ‘고용유지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 ‘화합하고 합의하자’고 답한다. 거짓말이다. 지금도 무급휴직을 하려다 안 되니 연차 사용을 강요 중이다. 노동자는 눈치를 보면서 휴가를 간다. 그런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어용노조의 말과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 KEC지회가 공장 안에서 싸우는 이유가, 내가 민주노총 노사정합의안을 반대하는 이유다.
7월 1일, 나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민주노조 정신과 원칙을 훼손한 지도부에게 피켓을 들었다. 회사와 어용노조에게 당한 것을 민주노총 전체가 당할 수는 없다. 위원장이 뭐라고 말한들 ‘화합과 협력’이라는 허깨비로 포장한 합의안은 우리 삶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 |
[출처: 노동과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