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 직장갑질119와 콜센터119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상담사 1,565명을 대상으로 △일터의 코로나19 관련 조치 △상담사 노동조건 △필요한 정부 대책 등을 묻는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3일 직장갑질119 등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7.2%(1,052명)가 콜센터의 비좁은 업무공간 때문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고, 30.5%(478명)는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97.7%에 달하는 콜센터 상담사가 ‘닭장 근무’는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부른다고 밝힌 셈이다.
또 응답자 중 85.5%(1,338명)는 현재 회사가 ‘키보드 소독용 알코올솜을 지급하지 않는다’, 56.9%(891명)는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원청사가 공공기관인 경우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55.7%(556명)로 민간회사(59.1%, 335명)보다 소폭 낮았다.
아울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1,025명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70.5%(723명)가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고객의 불만을 받기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45.6%(467명)는 ‘답답하고 불편해서’라고 했다. 또 26%(267명)는 ‘마스크가 없어서’ 착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 |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이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조치로 ‘재택근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2.9%(671명)로 가장 많았고,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감지기 등 보호장비 지급’은 42.3%(662명), ‘1m 간격 상담 공간 확대’는 32.6%(510명)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교대 근무, 격일 근무, 업무 실적 완화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남겼다.
한편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해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 말엔 상담사의 47.9%(750명)가 원청회사, 31.9%(499명)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라고 답했다.
상담사 A씨는 설문을 통해 “최저시급 받고 일하는 상담사들에게 금값인 마스크 제공도 안 해주면서 마스크를 끼고 일하라는 공지가 내려왔다”며 “마스크를 끼고 1시간 일하면 마스크가 축축해지고 숨까지 차 일하기 힘들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원청사는 마스크를 꼈으니 양해해달란 멘트를 고객 응대 스크립트에 추가했다. 우리 상담원들은 엘리베이터에서 8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직장갑질119 등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콜센터 상담사 긴급 10대 요구’를 발표하며 △추가공간 확보·순환유급휴가·재택근무 실시를 통한 안전거리 확보 △휴게시간 및 휴게공간 확보, 휴가 사용 보장 △고객사(원청사) 코로나19 예방 자금지원 및 예방조치 실시 △고객사(원청사) 고객 불만 감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협의체 구성 △콜센터 사업장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 △원청 책임에 대한 지침 배포 △코로나19 예방 특별근로감독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