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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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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보산동, 그나마 불이 켜진 가게 몇 군데와 네온사인 불빛을 제외하면 거리는 적막에 가깝다. 걷다 보면 이따금 쇼윈도 너머로 손님을 기다리다 의자에 앉은 채로 잠든 상점의 주인이나 TV를 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미군부대는 떠났지만 그 언저리에서 살아온 삶은 좀처럼 떠나지 못하고 빈자리를 맴돈다. 표류하는 사람을 마주칠까 염려하며 지나온 골목 끝에선 정적만 크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