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영덕 지하탱크서 숨진 이주노동자들...일당 7만원 벌려다

이주노동자 질식사고 되풀이...2년 전 사망한 질식사고 낸 사업주는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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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지하탱크 청소 작업 중 사망한 이주노동자 4명이 하루 7∼8만 원을 벌기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영덕경찰서는 11일, <참세상>에 “10일 사망한 이주노동자 4명 중 3명은 미등록 신분으로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일당 7-8만 원을 받고 일해 왔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오징어 내장 제거 등의 작업을 해오다가 사고가 발생한 당일 사업주의 지시로 작업 현장에 배치된 비전문직”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노동자들이 사망한 장소는 오징어 찌꺼기를 저장하는 지하 3m 깊이의 저장탱크로 배관 문제 때문에 1명이 먼저 들어간 후 다시 올라오지 않자 나머지 3명이 구조를 위해 들어갔다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중 태국 노동자 1명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후송됐지만 그 역시 사망했다. 이들은 보호 마스크 등 안전장비도 없이 지하탱크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재’ 논란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 질식 사고는 매해 되풀이 되고 있다. 2017년 5월에는 경기도 여주의 한 양돈농가 축사에서 분뇨를 치우던 중국인, 태국인 이주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경상북도 군위 양돈장에서도 정화조 청소 일을 하던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사업주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현재 지역 활동가들은 이번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선희 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들의 목숨보다 비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의 질식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사고가 나도 대부분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에,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는 노동부도 사고가 터진 후에야 관심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사망한 이주노동자들의 동료들은 미등록 상태가 많아 사고가 발생하자 단속을 피해 모습을 감춘 상태다. 영덕군청은 합동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며, 유가족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산재는 정주노동자에 비해 6배나 높다. 2017년 9월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앞서 5년 간 산재보험에 가입한 내국인 노동자 산재발생률은 0.18%인데 이주노동자 산재발생률은 1.16%였다. 또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자는 18명(-2.7%) 감소했으나, 외국인 노동자의 사고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50명에서 78명으로 28명(56%)이 증가했다.

민주노총은 11일 성명을 내고 “영덕 지하탱크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사고, 예고된 살인”이라며 △수산물가공업체 사업주 엄중 처벌 △모든 유독가스 배출업체 전수조사 및 안전설비 구축 △이주노동자에게 자국어로 된 노동안전 교육 의무화 △생존권, 기본권을 침해하는 고용허가제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