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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는 식당여성노동자들을 어떻게 갈취했나?

[여성노동자 잔혹사] 돈도 건강도 모두 빼내버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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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말] 여성노동자들은 비정규직과 최저임금 꼼수, 노조파괴를 비롯해 잔혹한 노동차별과 성차별에 노출돼 있는데도 사회적 관심은 매우 낮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현안 사업장인 현대그린푸드 광주공장과 화성공장, KEC와 병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여건과 투쟁 이야기를 모두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38여성의 날을 맞아 현대그린푸드 노동자 권리를 바라는 인증샷을 하는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 [출처: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우리는 노예였어요. 노예처럼 일 더 주면 그것만 다하고. 염전노예처럼 팔려 와서 나가지도 못하고 하라는 일을 그대로 하고. 제가 돈 있으면 다니겠어요. 이렇게 노동력을 갈취하는데….”

기아차 광주 비정규직지회 현대그린푸드 대의원 A씨의 말이다. 그녀는 8월 30일 광주에서 서울고용노동청으로 올라왔다. 법원판결대로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라는 기아차비정규직 김수억 지회장의 단식투쟁을 응원하는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불법파견 문제만이 아니라 현대그린푸드의 여성식당노동자들에게 줘야 할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녀를 포함한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는 현대그린푸드 식당여성노동자들은 조합에 가입한 지 6개월이 채 안 되지만 조리원 70명 전원이 가입할 정도로 억울함과 분노가 크다.

노조에 가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임금이 깎였기 때문이다. 2019년 초 최저임금은 올랐다는데 웬일인지 월급명세서는 70만원 많게는 100만원이 줄어든 게 아닌가. 놀라서 관리자들에게 물어보니 상여금을 매달 쪼개서 월급에 포함시켜서 임금을 낮췄다고 한다. 작년 최저임금이 시급7,690원이었는데 올해 받은 임금은 그것보다 적은 시급 7,112원에 지나지 않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린 것을 핑계로 회사가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상여금을 넣어 꼼수를 쓴 것이다.

현대그린푸드에 2006년 입사한 B씨는 처음에 두 달에 한 번씩 주던 상여금을 매월 지급한다고 불이익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점장에게 뭐가 달라지는지,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점장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단지 두 달에 한번 주던 것을 월로 분할해 주는 것뿐입니다”라고 했기 때문에 월급이 줄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속은 것이다.

  서울고용노동청 앞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조합원들 [출처: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근무시간 변경도 마음대로!

현대그린푸드가 식당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을 떼먹는 방법은 단지 상여금문제만이 아니었다. 마음대로 근무시간을 바꾸어서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그동안 근로시간이 아침 7시였는데 새벽4시30분으로 당겼다. 4시 30분에 나와서 일한 적이 많지만 그때는 연장으로 인정해줬는데, 근무시작 시간을 아예 바꾸더니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새벽에 나오려면 택시를 타고 나와야 할 뿐 아니라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그런데 오히려 수당은 지급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렇게 근무조건이 열악해졌는데 제대로 된 노동자의 동의절차도 없었다.

근무형태나 임금, 복지도 공장별로 다 달랐다. 노조가 없었던 광주공장 식당여성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말로는 다른 공장과 동일하니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노조에 가입하고 보니 빼앗긴 권리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법으로 정해진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취업규칙도 게시하지 않았다. 조합에 가입한 후 요구하니까 그때서야 줬다. 휴게실은 조립식 건물인데다 창문도 없어서 덥고 공기가 탁했다.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창문이 없으니 환기가 안 되고 좁아서 공기청정기가 시급했다. 현대그린푸드에 공기청정기를 요구했더니, 원청인 기아자동차의 허락 없이는 설치할 수 없다고 거절당했다. 얼마 전 목숨을 잃은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떠올랐다. 새벽부터 출근해서 음식을 하느라 뜨거운 열기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식당여성 노동자들에게 다리도 펼 수 없는 곳에서 탁한 공기에 시달리라니, 해도해도 너무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영세업체도 아니다. 현대재벌가 3세인 정지선이 회장으로 있는 곳이다. 현대기아차만이 아니라 현대백화점 외식업체에 외주로 들어가는 곳이라 매출도 직원도 큰 곳이다. 98년 IMF 구조조정을 하면서 여성 식당노동자들을 다 외주화시켜서 그걸 다시 현대그린푸드로 모아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모아쓰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은 재벌가의 곳간을 채우는 것일 뿐이었다.

산재는커녕 집에서 다쳤다고 하라고 지시, 꼼수 불법종합상자

문제는 단지 임금만이 아니었다. 노조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산재신청은 커녕 공상처리도 한 적이 없다. 산재를 당해도 여성노동자들 내 잘못인가 싶어 오히려 위축됐고 인력이 적으니 동료들에게 누를 끼칠까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출근해야했다. 그러니 관리자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

식당노동자들에게 흔한 사고가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는 일이다. 한번은 누룽지를 옮기다가 장화에 뜨거운 물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산재처리는 하지 못했다. 관리자가 “병원비는 줄 테니 집에서 일하다가 다쳤다고 하라” 고 지시했다. 거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었다. 병원비도 바로 입금하는 게 아니라 연장수당으로 나눠서 지급했다. 결국 노동자의 임금소득이 높아져 소득세율만 높이는 꼴이 됐다. 불이익이 더 커진 셈이다.

꼼수는 산재만이 아니었다. C씨는 애 셋을 낳을 동안 육아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관리자에게 가서 따지지 않으면 먼저 주는 법이 없다. 둘째 아이 수당을 안 줬다고 하니 줬다. 하지만 그것도 통장으로 주는 게 아니라 현금으로 주었다. 불법을 저지른 기록으로 안 남기려는 꼼수가 아닐까.

현대재벌가의 여성노동자 착취 이제는 멈춰야

현대그린푸드 기아차 공장 여성식당노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10년, 20년 일하면서도 회사가 알아서 해주려니 했으나 이렇게 오히려 최저임금조차 빼앗아갈지는 몰랐다고.

현대그린푸드는 전국에 3000개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백화점의 거의 모든 사내식당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일가가 운영하는 대규모 업체다. 최대주주는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이다. 작년 정씨 일가의 주식배당금액만 최소 61억 원에 이른다. 61억 원을 넘게 배당받은 이들이 여성식당노동자들의 최저임금조차 빼먹는다니 믿을 수가 없지만 사실이다.

이들이 상여금을 월할 방식으로 바꿔 지금하지 않은 임금인상분은 직원 8000명 기준으로 매달 13억7100만원, 연 164억 원에 이르니 적지 않은 액수다. 꼼수와 편법을 써서 빼앗아 먹을 만 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그린푸드 여성식당노동자들이 이전 같지 않다. 노조의 필요성을 모른 채, 회사가 알아서 해주려니 하고 지내던 때와 다르다. 되찾아야 할 권리가 뭔지 알아버렸다. 이제 최소한의 법도 지키지 않던 회사에게 노동안전교육을 요구했던 것처럼, 최소한 최저임금을 더 이상 떼먹어선 안 된다는 요구를 내걸고 싸우려고 한다.

내일(9월 7일) 현대그린푸드 기아차3개공장 여성노동자들이 최대주주인 현대백화점 앞에 모여서 크게 외칠 것이다. 빼앗은 여성노동자의 임금을 돌려놔라! 더 이상 여성식당노동자들을 무시하지 말라!

  최저임금 상여금 꼼수 규탄 집회에 참여하는 현대그린푸드조합원 모습 [출처: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 유화숙

    재벌의 횡포는 언제쯤 멈출까?

  • 줄리아나

    재벌들 눈치만 보는 정부와 고용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다가는 태풍보다 더한 재난을 맞이 할 것이다

  • 김수정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