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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죽음 알린 죄, 4억…하이디스 손배 2심 앞둬

하이디스, 노조에 청구한 손해배상만 2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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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스테크놀로지(대표이사 전인수)가 ‘열사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지회장에게 청구한 4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 2심 판결이 오는 19일 열린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손잡고(선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33개 인권단체, 24개 노동현장 단체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2심 기각 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열사 기자회견’을 두고 제기한 하이디스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은 노동자에 대한 보복조치이자 ‘괴롭히기 소송’”이라며 “2심 재판부는 헌법상 노동3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하이디스와 전인수 대표이사의 손배 청구 소송을 기각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하이디스는 2015년 1월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행, 하이디스지회는 이를 거부하고 투쟁을 벌여왔다. 같은 해 5월 11일 배재형 전 지회장이 ‘꼭 싸워 이겨라’, ‘악질 자본 없는 세상으로 간다’는 유서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회는 열사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를 규탄했다.

회사는 이 기자회견을 빌미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해고 노동자인 이상목 지회장에게 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7년 5월 1심에서 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손잡고에 따르면, 이외에도 노조를 상대로 한 모욕, 명예훼손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3건에 달한다. 하이디스가 노조에 제기한 손배 청구 금액은 총 26억 원, 가압류 신청액은 30억 원에 달한다.

이상목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2심 재판부는 하이디스 손해배상 판결을 기각하고, 문재인 정부는 노동 현장의 적폐인 손배 가압류부터 철폐해야 한다”며 “하이디스는 과거 배재형 열사, 나와 만나 ‘회사가 손배 청구하면 버틸 조합원이 얼마나 있겠느냐’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특히 해고 노동자에게 손배는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다. 자본은 계속해서 손배로 노동3권을 짓밟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현주 변호사는 “하이디스는 손배 압박이 없었다며 항변하고 있지만, 전 직원에게 (노조 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공지를 했고, 1대1 직원 면담 이후 배재형 열사가 자살했다. 이상목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회사에 고인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5천만 원 유죄를 선고했다. 보수단체에서 전교조 조합원에 ‘종북세력’이라며 명예훼손을 한 소송에서 판결한 벌금도 2~300만 원에 불과했다. 2심 재판부는 하이디스의 정리해고 사건의 전후 사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민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33개 인권단체는 “지난해 10월 사회권 규약 심의에서 유엔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업무방해 및 손해배상 청구가 쟁의행위 참가 노동자에 대한 보복조치이며, 이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며 “2심 재판은 국제법상 효력이 있는 ‘사회권규약 심의 결과(권고)’에 반하는 판결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한편, 시민 5,094명도 2심 기각을 촉구하는 자필 탄원서에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4월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하이디스 노동자를 지지하며 하이디스지회와 면담한 바 있다.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