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노총은 22일 오후 3시 수도권과 영호남권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약 1,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박경근 열사 명예회복! 한국마사회 규탄!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와 직접고용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
▲ 고 박경근 열사의 어머니인 주춘옥 씨가 결의대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
결의대회에 참석한 고 박경근 열사의 어머니인 주춘옥 씨는 “말을 참 사랑하던 아들이 마사회가 썩어빠졌다며 힘들다고 말할 때, 세상살이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가슴을 치고 싶을 정도로 너무 후회스럽다”며 “사람이 죽어가는 마사회를 변화시키고, 아들의 명예회복을 꼭 이루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
양정찬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위원장은 열사가 나온 뒤에도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 마사회를 꼬집었다. 양 위원장은 “고인이 격분해 ‘X 같은 마사회’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났지만 마사회는 반성은커녕 사과다운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마사회와 10여 차례 교섭했지만, 볼펜만 만지작거릴 뿐 시원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사회는 인권유린, 노동착취, 산재 유발 행위, 노조 개입과 탄압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며 철면피의 대명사답게 눈 하나 깜짝 안 하며 돈만 새고 있다”며 “추악한 마사회를 수술하고 박경근 열사를 편히 하늘나라로 보내드리자”고 외쳤다.
촉망받던 마필관리사, 마사회 아래서 목숨 끊어
석병수 열사대책위원장(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열사 약력과 함께 투쟁 경과를 보고했다.
열사대책위원장에 따르면 열사는 2004년 마필관리사 일을 시작했다. 국내 1호 말마사지사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촉망받는 마필관리사였다. 2008년,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에 가입했고 2012년부터는 노조 대의원을 맡아 마필관리사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활동했다. 목숨을 끊기 10일 전인 5월 17일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이었던 은수미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마필관리사 문제를 상담하기도 했다.
자살 전날 경마 경기에서 말이 앞발을 드는 사고가 발생했고, 열사는 부인과의 통화에서 조교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욕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5월 27일 새벽, 열사는 마구간에서 세 줄짜리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노조는 사고 당일 긴급하게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과 부산 지역을 오가며 마필관리사 직접 고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1박 2일 조합원 상경 노숙 투쟁, 경마장 앞 1인 시위, 선전전 등도 진행해왔다. 현재 노조는 국회, 마사회와 함께 3자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눈에 띄는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천명한 정부, 마사회 문제부터 풀어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부가 책임 있게 공기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직무대행은 “박경근 열사의 죽음은 일차적으로 마사회에 있지만 공기업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정부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열사의 염원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조 위원장은 “마필관리사의 경우처럼 비정규직 전환 대상에 잡혀있지 않은 노동자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이 사실이라면 마사회의 다단계 착취 구조에 대해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착취하며 배를 불렸던 조교사들도 환골탈태한다는 마음으로 교섭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본대회를 마친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청와대 근처로 행진을 시작했다. 상여와 열사의 영정, 깃발이 앞장서 행진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행진을 마치고 마무리 집회 후 해산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