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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장차연 등 장애인단체 활동가 100여 명이 11일 오후 2시부터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쟁취를 위한 1박 2일 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시청 근처 구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앞에 모인 참가자들 |
서울시가 지난 수년 간 장애인 탈시설을 천명해왔음에도 여전히 서울 장애인들의 자립생활 권리는 위태롭다. 이에 장애인들이 서울시의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1박 2일 투쟁에 나섰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서울협의회) 등 활동가 100여 명은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부근 구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앞에서 '서울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결심대회'를 열고, 자립생활 권리가 후퇴하고 있는 서울시의 상황을 규탄했다.
먼저 서울장차연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복지 예산을 지난해보다 3.73% 올렸으나, 장애인 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70억 원 삭감한 6361억 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탈시설 주무부서인 장애인자립지원과의 예산은 181억 원을 삭감했다. 장애인복지정책과의 경우 예산 1800억 원 중 장애인거주시설 관련 예산은 1280억 원인 반면, 탈시설 전환지원 관련 예산은 20억 원에 불과했다.
또한 서울시는 최근 인권침해가 일어난 시설 거주인을 지역사회로 탈시설시키는 데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봉구는 8월 초 인강재단 산하 장애인거주시설 송전원 거주인들을 경기도 여주시에 신규 건립된 장애인거주시설 다산한울센터로 옮길 것을 권고했다. 마포구 또한 장애인거주시설 마리스타의 집 거주인을 다른 시설로 전원시킬 계획을 세웠다.
송전원은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종사자에 의한 강제노동, 외출금지, 폭행, 성추행, 거주인간 성추행 등 정황이 밝혀진 곳이고, 마리스타의 집은 지난 3월 거주인간 성추행 등 인권침해가 밝혀져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쇄를 권고한 시설이다. 서울장차연 등은 이들 시설에 대한 탈시설 대책을 서울시에 지속해서 촉구해왔다.
아울러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5년부터 100명의 장애인에게 지원해 온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도 올해부터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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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심대회 참가자들이 북과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서울시에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모습 |
이날 결심대회에서 최용기 서울협의회 회장은 "올해 서울시에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를 요구했는데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장애인의 예산을 효율성의 논리로 따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서울시는 활동보조 지급을 위해 복지부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청년수당을 지급한 것만 해도 서울시가 의지를 가지고 복지부 협의를 거부한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시설에 사는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 지원은 못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서울시는 2013년 탈시설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지금까지 목표 인원 600명 중 절반도 탈시설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시설과 탈시설 정책을 혼동해 시설 내 작은 시설을 만들고, 퇴소하지 않은 채 체험홈으로 나간 이들을 탈시설로 추계하는 실태"라며 "끊임없는 시설 인권침해에도 시설 정책을 탈시설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또 다시 시설로 가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서울장차연 등은 서울시에 거주시설 축소와 탈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하는 한편, 자립생활주택을 100채 추가 확보하고, 2017년부터 진행할 2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서울장차연 등은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도 내년부터 200명에게 지원하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범위와 액수를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장차연은 이러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가 내년 장애인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5%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결심대회와 함께 송전원 거주인 8명과 서울장차연 등 활동가들이 송전원 거주인의 전원 중단과 탈시설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오후 2시부터 8시간가량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서울복지재단 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장차연 등과 서울시 등은 송전원 거주인 자립생활주택 입주, 활동지원, 생계비 지원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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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보조 24시간 200명 지원하라"는 피켓을 든 참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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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5시경 서울복지재단 사무실 앞에서 참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 [출처: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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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