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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본회의 질의 모습.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마루 서울시의원. |
1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단체들의 서울시청 농성 요구안에 대한 질의가 제기됐다. 그러나 박 시장은 여전히 확답을 피해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분노를 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아래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지난 5월 4일부터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생존권을 요구하며 서울 시청 후문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이 장기화됨에도 서울시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장애부모들은 지난 24일부터 무기한 삭발 투쟁을 하고 있다. 13일로 농성 40일 차, 삭발자는 총 28명이다.
이날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대한 질문에서 박마루 새누리당 의원은 질의에 앞서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이 담긴 영상을 20분가량 틀었다. 영상엔 발달장애인 자녀가 성인이 되었음에도 지역사회 지원체계가 없어 가족이 양육에 대한 부담을 껴안아야 하는 현실이 담겨있었다.
영상 상영 후 박 의원은 “부모들이 40일 넘게 집회하고 삭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에게 “장애인가족지원센터 4곳만이라도 먼저 하자. 예산 따져보니 6억 정도 들어간다. 올해 서울시 세입이 취득세 1조 2천억, 지방세 1조 8천억 등 많이 늘었다”며 의중을 물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지금 부모님들의 마음이나 상황, 충분히 공감한다. 우리가 함께 여러 어려움을 해결해가도록 하자.”면서 정작 질의에 대한 대답은 피했다.
박 의원이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해결해달라.”면서 이날 본회의 방청에 참석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의식해 “발달장애인 부모들에게 다시 한 말씀”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이미 다 영상으로 말씀하셨는데요”라면서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이러한 박 시장의 태도에 본회의 방청에 참석한 김남연 서울부모연대 대표는 “굉장히 실망스럽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노력한다’는 이야기라도 하는 데 노력한다는 말도 없었다”며 분노했다.
한편, 서울부모연대 등은 이날 기존 6개 요구안에서 ‘서울시청 발달장애인 전담팀 설치’를 추가한 수정 요구안을 서울시에 제시했다. 이들은 수정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삭발 투쟁과 함께 더욱 강경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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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