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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선 성동구, 비정규직 300명 해고 통보

서울 성동 도시관리공단서 3개월, 6개월 계약...“숨죽여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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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동구 도시관리공단이 기간제 비정규직 300여 명 전원에게 6월 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 전환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가 비정규직을 대거 해고 통보해 논란이 예상된다.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서관, 체육관, 수영장 등 공공건물 시설관리, 주차관리를 비롯해 체육 강사, 도서관 사서 등으로 일했다. 3개월, 6개월, 9개월 등 단기 계약직으로, 도시관리공단이 직접 고용한다. 이 중 3개월 계약직 비정규직이 180여 명 가량이다.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 성동지회에 의하면 공단은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 전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비정규직을 계약해지한 뒤 선별해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정진희 성동지회장은 “공단 비정규직은 시급 4,900원에 식비 한 푼도 없는 최저임금을 받는다”며 “열악한 노동조건에 노조가 노동부 진정을 넣는 등 계속 활동을 하자 이를 불필요한 분쟁이라고 보고, 전원 계약해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차 수당도 없었는데 노조가 노동부에 진정을 넣어 퇴직자들이 연차 수당을 받게 됐다. 1년 미만 단기 계약직이다 보니 퇴직금도 없다”며 “하루 꼬박 일해서 받는 월급은 94만 원, 통장으로 돌아오는 돈은 80만 원 가량이다”고 폭로했다.

정진희 지회장도 도시관리공단 소속 주차관리 기간제 노동자로 9개월 동안 일했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해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그는 “동료들은 반복되는 재계약과 전원 계약해지 통보에 불안해서 숨죽여 일하고 있다”며 “9개월 재계약만 5번째 한 동료도 있다. 또한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 최단계약, 최저임금도 서러운데 6월 말 전원 계약해지 통보라니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격이다”며 “공단은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재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노조는 서울시 산하 24개 공단 비정규직 노동조건 자체 조사 결과 성동구 소속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하다고 밝혔다. 정진희 지회장은 “3개월짜리 계약직을 고용하는 곳은 성동구 말고 없었다. 복지 수준도 낮았다”며 “또한 10개 공단이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였다”고 밝혔다.

노조는 민주당 소속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청장이 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선임할 뿐만 아니라 공단을 운영하고 예산을 확정하는 등 사실상 구청의 ‘실세’라는 것이다.

정진희 지회장은 “고재득 구청장은 민주당 4선으로 다산목민대상, 지식경영인대상을 받았다”며 “하지만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서울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4일 낮 12시 성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300여 명 전원 해고 통보를 규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