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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구미지부, 스타케미칼 해고자 징계제명 논란

지부, “반조직행위”...해복투, “권고사직 요구한 회사 주장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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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구미지부가 스타케미칼지회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조합원 6인을 반조직행위자라며 징계제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스타케미칼은 지난 1월께 경영상의 이유로 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퇴직희망자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해복투 측은 당시 “폐업하는 회사가 퇴직희망자를 받는 경우는 없다”며 “노조무력화를 위한 위장폐업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스타케미칼지회는 “회사는 정상적 청산절차를 진행했고, 청산에 따른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해복투가 반조직적 활동으로 노조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해복투의 주장을 반박해왔다.

구미지부 “해복투, 지회 집행부를 어용으로 몰아 조직 분열”
해복투 “지회와 지부, 민주노조 정신 훼손시켜...자본과 투쟁할 때”


지난 4일 운영위에서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차광호 스타케미칼지회 전 지회장을 포함한 해복투 조합원 6명에 대한 징계제명을 의결했다. 앞선 2월 8일 스타케미칼지회는 이들 6명에 대해 지회차원의 제명결의를 했으나, 쟁점이 첨예해 지부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이후 해복투는 금속노조에 재심청구를 신청했고, 재심은 금속노조 차원에서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재심을 받아들여 진행 중이다. 내부적 사항이라 진행 상황을 알릴 순 없다”고 말했다.

스타케미칼지회는 (구)한국합섬HK때 5년간의 파산투쟁을 거친 유서 깊은 노동조합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 ‘제명’까지 이른 이번 징계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의 시작은 폐업을 예고한 회사가 희망퇴직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부터다.

해복투 조합원 징계를 요청한 현 유승재 지회장과 집행부 측은 차광호 전 집행부가 회사의 경영 위기를 구조조정을 위한 위장폐업으로만 몰아가 회사를 폐업에 이르게 했다는 입장이다. 또, 자본철수 조짐이 보였음에도 조합원에게 상황을 알리지 않고 파업으로 대응했고, 지회와 지부를 거치지 않은 채 집행부를 어용으로 몰아세워 노조를 분열시켰다는 것을 징계 사유로 제출했다.

하지만 해복투 측은 조합원들에게 스스로 사직을 권유하면서 고용승계 투쟁을 하겠다는 지회의 입장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해복투는 금속노조에 제출한 ‘재심청구 및 징계무효의견서’를 통해 “자본을 상대로 한 문제제기를 집행부를 향한 문제제기로 인식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 된 것”이라며 지회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출처: 뉴스민]

지난 2월 4일 지회는 사측과 권고사직자에 대한 퇴직위로금 지급과 재가동을 목적으로 한 제3자 매각시 매수자에게 권고사직에 응한 조합원들의 고용을 권유한다는 내용이 포함 된 ‘(주)스타케미칼 청산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다. 또 사측이 재가동하거나 재가동을 목적으로 한 신설법인 설립 시 재고용 조합원명부에 포함된 이들을 전원 정규사원으로 재고용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해복투 측은 “이 협약서가 명시한 ‘고용 권유’가 법률적 의미가 없는 표현이며 선별적 채용을 위한 사측의 의도에 복무하는 합의서”라고 밝혔다. 회사가 요구한 권고사직에 응한 조합원은 139명이며, 권고사직서를 작성하지 않아 해고된 조합원은 28명이다.

권고사직서와 합의서에 관해 금속노조법률원 관계자는 “매각과정에서 보인 지회의 대응방식에 대한 법률적 의견을 상담한 적 있다. 사직서 제출하고 난 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와 관계에서 법률적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스타케미칼지회가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변경한 규약이 실질적 효력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권고사직서를 받아들이고 작성한 협약서는 법률적 의미가 없다는 해복투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기도 하다.

해복투는 징계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해복투는 2월 2일 금속노조에 유승재 지회장을 포함한 지부 운영위원 3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징계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에 제출한 해복투의 징계요청서를 두고 지회는 해복투의 행위가 반 조직적 행위라며 되려 해복투에 대한 징계관련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문제는 쌍방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지회 집행부 측이 해복투에 대한 징계관련 진상조사단 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피의자로 지목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사를 맡긴 셈이다.

해복투 측은 “회사의 청산주장, 폐업주장 등을 믿고 보는 노조는 없다. 충분하지 않는 주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합리적 의심”이라며 “합리적 의심을 억누르는 것은 민주노조 정신에 위배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지회와 해복투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뉴스민>은 유승재 스타케미칼 지회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회사는 지난 2월 15일 법원에 법인해산을 신고했다. 3월 10일 감정평가를 진행했고,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해복투는 다른 장기투쟁사업장과 함께 서울 상경투쟁 등 공동투쟁을 진행 중이다.(기사제휴=뉴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