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의 노동,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민중의힘)’은 8일 오후 4시, 서울시청광장에서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3천 여 명의 노동자, 농민, 철거민, 장애인, 청년, 빈민 등이 참석해 ‘민중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를 통해 “대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해결 없는 노동복지는 허울 뿐”이라며 “우리의 문제는 대통령 한 사람 선출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전환이 이뤄져야하는 만큼 사회의 대변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 총연합회장은 “농업을 포기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다”며 “한미FTA와 한중FTA를 폐기·중단하고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를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대표 역시 “그 놈이 그 놈인 대선후보들 중에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시기”라며 “하지만 노동, 빈민, 민중해방을 위해서는 투쟁현장을 중심으로 아래로부터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현 신부는 “정리해고, 비정규직에 시달리는 노동자들과 해군기지 백지화를 주장하며 경찰폭력에 맞서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 재개발로 쫓겨난 철거민 등과 대한문 농성촌에서 살고 있다”며 “중구청은 농성촌을 철거하겠다지만, 철탑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내려오기 전까지, 비정규직 정리해고 철폐와 해군기지건설 백지화가 되기 전까지는 농성촌을 철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중대회에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와 무소속 김소연, 김순자 후보 등 대선후보들도 참석했다.
김소연 노동자대통령 후보는 “재벌의 친구인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재벌을 개혁하겠다고 한다”며 “삼성 백혈병으로 56명의 노동자가 죽어도, 3년 동안 파견법을 어겨도 정몽구, 이건희 회장에게 한 마디도 못한 사람들이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김 후보는 “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한 이유”라며 “노동자, 서민 주머니를 털어간 재벌의 재산을 몰수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지 않고는 경제민주화도, 비정규직 문제도, 농민, 학생, 영세상인들의 고통은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순자 무소속 후보는 “불안정노동을, 불안정시대를 끝장내자”며 “그것은 다른 어떤 힘보다 우리 모두의 연대의 힘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또한 김순자 후보는 “노동자 후보로서 비정규직을 없애고 이 사회를 제대로 바꾸고 싶다”며 “그래서 이 자리에 계신 김소연 후보와 함께 선거투쟁을 하자고 말씀드리며,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진보적 정권교체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는 당연히, 반드시 해야 하며 이제 판을 흔들다었고 할 수 있다”며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을 몰락시키고 정권교체를 만들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중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 통해 “18대 대선을 열흘 남짓 남겨놓은 시점인 오늘, 우리는 나라의 미래와 민중의 삶이 내팽개쳐진 ‘저들만의 대선’을 지켜보다 참담함과 분노를 곱씹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딛고 99%의 민중이 스스로 희망이 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서 “노동자 농민 민중의 힘찬 단결과 굳건한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자”며 ‘민중 10대 요구’로 △쌍용차문제해결과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 쟁취, 노조파괴 중단 △노동법 전면 재개정과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한중FTA 협상 중단,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쟁취 △노점단속중단, 개발악법분쇄, 경비업법 전면개정, 장애등급제폐지, 부양의무제도철폐 △반값등록금 실현, 유초중고 무상교육 쟁취, 청년실업해소 △북풍공작 중단, 6.15/10.4선언 이행, 한미일 군사동맹 폐기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한미FTA 폐기 △공안탄압 분쇄, 국가보안법 철폐 △MBC김재철사장 퇴진, 언론장악 분쇄, 공정방송 쟁취 등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 경, 서울시청광장에서 소공로와 한국은행을 거쳐 명동입구까지 행진을 진행했으며,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정리 집회 개최한 뒤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