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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0만 촛불 행진...2천 여명 모여

서울역 집회 후, 대한문까지 ‘10만 행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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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이 27일, 서울역에서 ‘10.27 희망촛불행진’을 개최했다. 앞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법률, 인권 등 8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지난 8월, 10월 27일 대규모 ‘10만 촛불행진’을 조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행동은 27일 오후 5시, 서울역에서 집회를 개최한 뒤 대한문까지 촛불행진을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막아서면서 행진이 무산됐다. 이 날 행사에는 약 2000여 명의 노동자, 학생,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이 참석했다.



서울역 ‘10.27 희망촛불행진’ 집회
경찰에 가로막혀 촛불행진 무산


민주노총을 비롯한 8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올 하반기,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만들기’를 위한 1천인 선언운동을 시작으로 비정규직 공동행동을 예고해 왔다. 이들은 지난 8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9월에 1천인 선언을 조직해, 이를 바탕으로 10월 27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0만 촛불행진’을 완성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동행동은 27일, 서울역에서 ‘10.27 희망촛불행진’을 개최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전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약 2천 여 명의 참가자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 오후 5시부터 2시간 가량 서울역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가 끝난 7시부터는 공동행동 지도부 및 각 정당 인사들이 대열을 정비하고 행진에 나섰지만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약 15분 만에 촛불행진이 무산됐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수만 볼트의 송전탑에 몸을 매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경제민주화도, 복지국가도 아닌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최병승 조합원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우리 투쟁이 부족하지만 재능, 쌍차 등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어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모든 투쟁과 총파업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하자. 동지들을 믿는다”고 전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권리헌장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세계 인권선언처럼, 비정규직 권리헌장을 만들어 이에 부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제안한다”며 “권리헌장 운동에 함께 참여해, 일하는 사람들이 권리를 보장받는 투쟁을 해 나가자”고 밝혔다.


한편 행진이 무산되면서, 참가자들은 각각 대한문 앞으로 이동해 오후 7시 45분 경 부터 마무리집회를 이어갔다. 박현제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은 “벌건 대낮에 사복경찰들이 공장으로 들어와 나를 체포해 갔지만, 법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지 내보내 줬다”며 “아마 법원이 현장에서 파업한번 열심히 조직 해 보라고 내보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1,000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을 승리하는 투쟁으로 만들 것”이라며 “11월 17일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18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이 소외되는 자본의 세상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은 곡기를 끊는 것 밖에 없었다”며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