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자본주의 모순 타파의 핵심은 불안정 노동자 주체화”

불안정 노동자 정치대회, “비정규직 협소화된 정치 개념 넘어 정치의 주체로”

메뉴보기: 클릭하세요. V

지난 14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서 ‘불안정 노동자 정치대회’를 개최했다. 정치대회는 불안정 노동자(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주체화 해 신자유주의 시대 자본의 공격을 무력화하고 노동운동 위기 극복의 핵심 지점임을 선언하는 자리다.


김철식 불안정 노동자 정치대회 조직위원회 활동가는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 주최화의 의미와 과제’ 기조연설에서 “신자유주의 이윤 추구 전략은 갈수록 불안정 노동자에게 모순을 집약하고 착취강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철식 활동가는 “노동과 자본간 모순은 자본과 자본의 모순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대자본에 고용된 조직노동과 그렇지 못한 노동과의 모순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중층적 모순 전가 구조가 존재하면서 조직노동은 단기적 실리주의 투쟁에 대한 유혹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 투쟁의 결과는 모순을 불안정 노동자에 전가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착취 강화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런 모순이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을 왜곡시켰다는 진단이다.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이 노동자 계급 구성원 간 연대의 확립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건이 양호한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시혜적 실천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철식 활동가는 “이로 인해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과도하게 기해하는 의존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정규직에 대한 불만은 갖게 됐고, 정규직들은 비정규직들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기 보다는 자신들에게 의존하려고만 한다는 불만을 갖는 결과는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김철식 활동가는 불안정 노동자 주체화와 조직화를 위해 기존 운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실험으로 사업장 단위 조직화를 넘는 지역 조직화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운동은 사업장 단위에서 조직화.주체화를 해 왔지만 이제는 사업장 단위 조직화를 넘어야 한다”며 “오늘날 불안정 노동자들은 하나의 사업장 단위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업장 단위 조직화는 한계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안정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실직과 이직으로 한 사업장에 집중하기보다 이 사업장 저 사업장을 돌아다니는 경향이 많다”며 “그에 따라 사업장 단위가 아닌 지역적.사회적 차원에서 노동조건이 결정되고 있으며, 지역노동시장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포괄적 조직화 전략을 제안했다.

김철식 활동가는 또한 “지금까지의 관행을 뛰어넘어 불안정 노동자의 조직화와 주체화를 위한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철폐연대는 ‘공단지역 노동자 전략조직화’를 중요 사업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공단지역 노동자 조직화는 사업장 단위를 넘어선 지역차원의 공동투쟁과 운동 활성화를 의미 한다”고 밝혔다.

토론 연설에 나선 오상훈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조직국장은 “공단 조직 사업은 조직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가 공동투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구로.반월.시화 공단 노동자들은 공단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같이 할 투쟁을 만들고 지역노동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 그 의제를 중심으로 미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뤄질 때 공단 지역 총파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안정 노동과 정치운동 만나야”

이날 불안정 노동자 정치대회는 불안정 노동 철폐 투쟁과 정치 운동의 만남을 위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정치대회 조직위원회 김선아 활동가는 기조연설을 통해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불안정 노동이 정치운동을 만나야 한다”며 “왜곡되고 협소화된 정치의 개념에 갇힐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의 주체이고, 나의 삶과 노동에 대해 스스로가 주체임을 선언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선아 활동가는 “단위사업장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정치적 요구로 확장하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야한다”며 “비정규직 문제가 제도적이고 저치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형성하는 것을 넘어 자본주의에 대한 제기로 나아가는 급진적 의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연설에 나선 최일배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은 절대로 안 된다는 논리에 또 흔들릴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하나 된 힘을 보여주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결코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고한 의식적 투표와 이런 힘들을 기반으로 향후 지자체 등을 통한 실질적 당선으로 만들어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며 “찍어도 안 되기 때문에 안 찍는다는 논리가 아닌, 찍으면 반드시 당선 시킬 수 있다는 의식적 변화가 먼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동 전국해고자 복직투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치적 상태는 정치적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단위사업장에 매몰되거나 제도개선을 위한 개입의 수준으로 국한하고 있거나 대리주의에 편향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대리주의를 극복하고 노동계급 정치의 당당한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우 진보신당 사무총장은 “자본주의 정치는 근본적으로 배제되고 착취 받는 사람들의 연대”라며 “불안정노동체제에 맞서는 사회연대의 한걸음을 내딛는 정치투쟁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